‘약물 오명’ ML 명예의 전당 좌절한 레전드는 누구?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29일 09시 48분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대표했던 로저 클레멘스와 배리 본즈는 이제 영원히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없다.

현역 시절 그들이 은퇴한 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을 의심한 야구팬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명예의 전당 탈락 소식에 약물 선수들의 당연한 결과라고 비난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아쉬워하는 팬들도 상당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그랜든 크로포드는 본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최종 좌절되자, 트위터를 통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옹호하는 야구인도 꽤 있다.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뛴 선수가 은퇴 후 5년이 지나야 한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려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득표율 75%를 넘겨야 한다. 5%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한 경우, 후보에 오른지 10년이 지나면 후보에서 탈락한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금지약물 사용 의혹을 받아 10년동안 한 차례도 75%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본즈는 팬들로부터 ‘배로이드(배리 본즈+스테로이드 합성어)’,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다수의 여론은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또한 본즈는 기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선수였다고 한다. 본즈는 미디어를 기피했고, 기분이 좋을 때만 인터뷰에 응했다고 알려졌다.

클레멘스는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한 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내가 명예의 전당에 가기 위해 야구를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은 이미 10년 전에 지난 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야구를 시작한 것은 가족의 삶을 달라지게 하기 위함이었고, 지역 사회와 팬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하는 것이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762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빅리그 전체를 통틀어 강한 타자로 손꼽히는 본즈, 통산 354승에 4672삼진을 잡아내며 7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클레멘스의 기록은 영원히 정당성을 잃었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조 모건은 2017년 BBWAA 회원 기자들에게 약물 의혹 선수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도 미국 야구팬들은 약물 선수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통산 696홈런을 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유격수와 3루수로 뛰며 메이저리그에서 슈퍼스타로 항상 주목을 받았다. 로드리게스는 올해 첫 시험대에 올랐지만, 34.3%의 득표율에 그쳤다. 지금과 같은 수치라면 명예의 전당 입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는 의혹을 넘어 금지약물 사용으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전력도 있다.

강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선수들 중 약물 의혹으로 연신 고배를 마시고 있는 선수가 있다. 50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게리 셰필드는 8년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했고, 555홈런을 날린 매니 라미레즈는 6년째 전당에 노크했지만 여전히 소득이 없다.

엄청난 괴력으로 눈부신 홈런 레이스를 펼첬던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 부드러운 스윙의 대명사였던 라파엘 팔메이로는 이미 자격을 상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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