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4일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90여 개국 5000여 명의 참가 선수들은 2월 20일까지 총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2008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첫 번째 도시가 됐다.
화려하고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식은 전 세계인들에게 비상하고 있는 중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 시킨 이벤트였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중국의 비상을 TV를 통해 지켜봤고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장관이었다.
14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중국은 지난 하계 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한 영화감독 장이머우를 다시 불러들였다. 미국에 버금가는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하지만 4일 전 세계에 공개될 개막식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어려울 것 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단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개막식 공연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과거 하계 올림픽에서 1만5000여 명의 공연단이 투입된 것과 달리 이번 개막식에는 3000여 명의 공연단만이 무대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이 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와 미국의 갈등도 악재다. 현재까지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했다.
중국은 개막 3주 전부터 ‘폐쇄 루프(Closed Loop)’라는 방역 체계를 가동했다. 폐쇄 루프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및 관계자들의 동선을 경기장, 선수촌, 미디어 센터, 숙소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대회 기간 이 루프 안에서만 생활해야 한다. 이동도 셔틀버스와 방역 택시만 이용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외국인과 자국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1월 23일 이래로 대회 관련 누적 확진자수가 232명을 기록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의료전문가패널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선수 9명과 관계자 23명이 추가로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면서도 화려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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