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0대 1’ 살벌한 경쟁 뚫은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4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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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오후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경기가 열린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 외벽에 마스코트 빙둔둔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오후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경기가 열린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 외벽에 마스코트 빙둔둔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마스코트 ‘빙둔둔’은 귀여운 외모에 가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5800대 1’이라는 살벌한 경쟁률을 뚫어낸 무서운 존재다.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마스코트 디자인 공모전에는 전 세계 35개국에서 5800개가 넘는 디자인이 접수됐고 조직위는 이 중 판다 빙둔둔을 마스코트로 최종 선정했다. 판다는 중국의 대표 동물로 중국의 상징과 같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때도 5개의 마스코트 ‘푸와’ 중 판다를 포함시켰었다. 빙은 중국어로 ‘얼음’을 뜻하고 둔둔은 ‘활기차다’는 의미로 어린이를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빙둔둔의 디자인 총괄을 맡은 디자이너 차오 슈에가 조직위에 밝힌 빙둔둔의 탄생기는 이렇다. 그는 디자인 팀과 마지막까지 세 가지 후보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마스코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한 그는 9살 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3개 최종 후보 중 하나를 골라달라고 하자 아들은 단번에 빙둔둔을 골랐다고 한다.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마스코트를 만들기 위해 영감을 받는 방법도 다양하다. 1972년 뮌헨 여름올림픽 마스코트 ‘왈디’의 디자인 아이디어는 1969년 12월 뮌헨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시작됐다. 파티 참가자들은 크레파스, 종이, 찰흙으로 마스코트를 디자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닥스훈트 모양의 마스코트가 탄생했다.

1980년 모스크바 여름올림픽 조직위는 소비에트 연방 전역 TV 시청자, 신문 독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동물을 마스코트로 택할지 설문을 돌렸다. 여기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곰으로 여러 예술가들이 60가지 종류의 마스코트를 디자인했다. 이 중 유명 동화책 그림 작가(빅터 치지코프)가 디자인한 ‘미샤’가 최종 선정됐다. 미샤는 올림픽을 앞두고 1978년 6월 소유즈호를 타고 러시아 우주정거장 샬류트 6호에 다녀와 전세계적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역대 올림픽 중 마스코트 선발 과정이 가장 치열했던 건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이었다.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 2만4048개 중 전문 심사위원단이 10개 후보를 추린 뒤 ‘탈리스마니야 소치 2014-더 파이널’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투표로 최종 마스코트 ‘하레’ ‘폴라베어’ ‘레오파드’가 뽑혔다.

하지만 올림픽의 모든 마스코트가 많은 시간과 사람을 거쳐 뽑히지는 않는다.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겨울올림픽 마스코트 ‘슈스’는 조직위의 홍보대행사가 고른 디자인인데 마스코트 디자이너가 디자인 제출까지 보장받은 시간은 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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