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쇼트트랙 종목 첫 메달이 걸린 남녀 혼성계주에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0·연세대), 박장혁(24·스포츠토토), 황대헌(23·강원도청)이 나선 한국 대표팀은 5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2000m 예선 1조에서 2분 48초 308로 3위에 그쳤다. 같은 조의 중국이 여유 있게 1위에 올랐고 이탈리아가 뒤를 이었다. 이때 중국의 기록(2분37초535)은 올림픽 기록이었다.
혼성계주는 예선 각조 4개 팀 중 2위 안에 들거나 각조 3위 팀들 중 기록 순위에서 2위 안에 들면 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2조 3위 카자흐스탄(2분43초004), 3조 3위 미국(2분39초007)에 밀렸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첫 주자였던 최민정이 4위로 2바퀴 반을 돌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유빈이 3위로 올라선 뒤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렸지만 중국, 이탈리아의 견제에 막혀 좀처럼 역전을 못했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인 황대헌의 막판 스퍼트에 희망을 걸어볼 순간, 이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황대헌의 직전 주자인 박장혁이 마지막 코너를 돌다 원심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바통을 이어받을 준비를 하며 속력을 내던 황대헌은 아쉬움에 고개를 잠시 들었다 박장혁을 따라가 손을 터치하고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마쳤다. 이 마지막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기에 기록 부분에서 손해를 봤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신설된 첫 종목 초대 챔피언의 영광은 개최국 중국에게 돌아갔다. 준결선에서 중국은 3위에 그쳤지만 미국,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진로방해 등으로 실격당하며 기사회생했다. 결선에 오른 중국은 첫 주자인 판커신(29)이 3위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남자 선수인 런쯔웨이(25), 우다징(28) 등이 역전극을 펼치며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은 이탈리아, 동메달은 헝가리가 가져갔다. 혼성 종목을 통해 올림픽 무관의 한을 푼 판커신은 “모든 선수들의 노력이 뭉쳐 영광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다. 오늘 중국 모든 사람들이 기뻐할 날인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그간 취재진을 향해 침묵을 지켜왔던 김선태 감독도 이날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첫 종목을 잘 해 기분 좋게 시작해서 좋다. 하지만 긴장을 놓지 않고 다음 시합을 준비해야 할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 언론노출을 자제해온 이유에 대해 “선수들에 좋든 나쁘든 영향을 미칠까봐 그동안 인터뷰를 자제했다. 그런 취지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년 전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 대표팀을 향해서는 “이제 시작이니까 남은 종목에서 최선을 다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체전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개인전에서 선수들은 대부분 웃었다. 혼성계주에 앞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최민정은 6조 1위로 준준결선에 올랐다. 7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유빈은 4위로 탈락했다. 남자 1000m 예선에 나선 박장혁(1조), 이준서(22·한국체대·4조), 황대헌(5조)은 각각 1위로 준준결선에 올랐다. 황대헌의 기록(1분23초042)은 올림픽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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