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스노보드 크로스 제이커벨리스
월드컵 6번 우승한 전설이지만, 토리노선 실력 과신하다 은메달
이후 노메달 불운 떨치고 환호
‘스노보드 크로스 전설’ 린지 제이커벨리스(37·미국·사진)가 이력서의 마지막 한 줄을 채웠다.
제이커벨리스는 9일 중국 장자커우 윈딩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결선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도 금빛이었다. 16강전부터 결선까지 20대 초반의 숱한 경쟁자들과 붙었지만 그 네 경기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베테랑의 관록은 빛났다.
올림픽 금메달은 제이커벨리스에게 남은 마지막 숙제와도 같았다. 제이커벨리스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금메달 6개를 싹쓸이하는 등 이 종목 전설로 통한다.
사실 스노보드 크로스가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16년 전 토리노 대회에서도 그는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결선에서도 2위와 큰 격차를 두며 마지막 점프를 할 때까지 독주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점프에서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욕심에 스노보드를 손으로 잡는 묘기를 부리다 넘어졌다. 그걸로 은메달이었다.
겨울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실수를 꼽을 때마다 이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 제이커벨리스는 이후 세 차례 올림픽에 더 출전해 명예 회복에 도전했지만 금메달은커녕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제이커벨리스는 “그때 금메달을 놓쳤다는 걸 믿을 수 없는 것처럼 오늘 금메달을 땄다는 것도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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