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동행 세계적 지도자
차준환, 인연 맺은 뒤 기량 쑥쑥
‘경청 리더십’ 무한신뢰 심어줘
한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21·고려대)은 10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피겨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61·캐나다)와 포옹했다.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올림픽 ‘톱5’라는 성과를 함께 달성한 오서와 기쁨을 나눈 것이다.
차준환과 오서의 인연은 7년 전부터 시작됐다. 오서 코치는 국내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2007년부터 ‘피겨 여왕’ 김연아(32)와 함께 하며 2009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우승과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일궜다. 2010년 김연아와의 동행은 끝났지만 2015년 다시 한국 피겨와 인연이 이어졌다. 2015년 유튜브를 통해 차준환의 경기 영상을 접한 오서는 차준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의 지도를 맡았다. 오서는 당시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3·일본)를 지도 중이었다.
차준환은 오서와 훈련을 시작한 뒤 실력이 크게 올라갔다. 성공률이 낮았던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1년 만에 성공률을 끌어올리며 실전 무대에서 뛰었다. 2016년 10월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총점 242.44점으로 국내 남자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차준환은 11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훈련지를 캐나다라 옮긴 뒤 주니어 데뷔를 했는데, 오서를 만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 기뻤다”며 “특히 각 요소별로 전담해주는 코치가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서의 팀은 점프, 스핀, 스텝, 안무 등 기술 코치를 각각 따로 두고 있다. 차준환은 담당 코치와 기술을 연마하고 오서가 전체 프로그램 구성을 봐준다. 차준환은 오서의 장점으로 따뜻함을 꼽았다. 2018 평창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6·스페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23·러시아) 등 세계 각국 선수를 지도하는 오서는 자신의 철학을 경청이라고 밝혀왔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의사소통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일이 들어주고 잘 다독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안소영 ISU 심판은 “오서 코치의 최대 강점은 선수들이 자신을 무한히 신뢰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급훈련을 받기 시작한 차준환의 새 목표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였다. 차준환은 이 또한 오서와 함께 이뤄냈다. 쿼드러플 살코(4회전) 점프를 습득하기 시작한 차준환은 2016년 12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캐나다에 있는 오서와 훈련을 함께 못했다. 홀로 쿼드러플 점프를 갈고 닦아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는 성공시켰다. 차준환은 “코로나19로 인해 코치들과 떨어지게 된 지 꽤 됐지만 그동안 함께 해 온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을 무사히 잘 마무리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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