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펑펑 최민정 “너무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 받았다”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11일 23시 37분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여자 쇼트트랙 최민정(24·성남시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레이스를 마치고 은메달이 확정되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얼음 공주’답지 않게, 최민정은 링크 위에서 한참 동안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최민정은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힘든 시간의 보상이 은메달이라는 결실로 나와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전에서 1분28초46으로 수잔 슐팅(네덜란드·1분28초39)에 이어 2위를 기록,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1500m와 여자 30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올랐던 최민정은 올림픽 개인통산 3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코치진에게 달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코치진에게 달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다시 시상대에 오르기까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민정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뜻하지 않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 동료 심석희(25·서울시청)가 최민정을 비하한 사실이 밝혀져 큰 파장이 커졌다.

선발전 1위를 차지했던 심석희는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당시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최민정은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부상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펼쳐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대회에서 1500m와 500m에서 두 차례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넘어져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었다. 결국 최민정은 1차 대회를 중도에 포기하고 귀국길에 올라 월드컵 2차 대회까지 불참했다.

힘들게 이번 대회에 나온 최민정은 여자 500m 준결승에서 넘어져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그는 1000m에서 투혼의 레이스를 펼치며 마침내 메달을 수확했다.

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네덜란드 수잔 슐팅에 이어 간발의 차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네덜란드 수잔 슐팅에 이어 간발의 차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그는 “평창에서는 마냥 기뻤는데 이번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며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상관 없다. 500m에서 넘어진 것도 다 의미있는 결과였다.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도 소중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남은 1500m와 여자 계주 3000m에서 다시 금메달을 노린다.

그는 “오늘 결과는 오늘까지만 즐기겠다. 3000m 계주와 1500m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은메달을 확정 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은메달을 확정 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다음은 최민정과의 일문일답이다.

-레이스를 마친 소감은
▶힘들게 준비한 만큼 은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나도 이렇게 많이 울지 몰랐다. 준비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힘든 시간들의 보상이 은메달로 나와서 기뻤다.

-4년 전 1000m에서는 넘어져 떨어졌는데 이번에 은메달을 따냈다.
▶(울컥) 그때 힘들었던 시간들이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들었다. 고마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힘들었기에 오늘 은메달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기쁨의 눈물인가 아쉬움의 눈물인가.
▶지금은 기뻐서 많은 눈물이 나는 것 같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기뻐서 우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은 더 노력하고 성장해서 채우겠다

-결승선 통과하고 누가 많이 생각났나.
▶엄마와 언니가 응원 많이 해줬는데, 가족에게 제일 고맙다. 주변 선생님들이나 많은 팬들도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준준결승에서 충돌할 뻔했던 아찔한 장면도 있었는데.
▶준준결승 말고도 결승까지 가면서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 흔들리지 말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덕분에 결승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결승에서 날이 삐끗했는데.

▶날이 부딪히고 나서 넘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넘어지지 말고 버티려 했다. 균형을 잡고 버텼다. 어떻게든 버텨낸 것 같다.

-아웃코스로 갈 때 체력적 부담이 있는데.
▶결국 자신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자신을 믿고 끝까지 해봤다.

-이렇게 펑펑 우는 걸 처음 봤다.
▶평창 때는 되게 마냥 기뻤다. 이번에는 좀 많은 감정이 들었다.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500m 넘어진 것도 다 내게 의미 있는 결과였다. 준비하는 과정이 모두 소중했다.

-남자 대표팀이 금메달 따면서 부담이 되진 않았나.
▶그런 부담도 선수로서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더 책임감을 갖고 하려 했다. 일단 오늘 남자팀이 계주 결승에 갔고, 여자 계주도 결승을 앞두고 있다. 다시 잘 준비하겠다.

-황대헌이 치킨 이야기를 해서 반응이 뜨겁다.
▶먹고 싶은 거 엄청 많다. 치킨도 좋아한다. (BBQ)황금올리브 치킨 좋아한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경기 앞두고 대표팀 동료들이 할 수 있다고 많이 응원해줬다. 끝나고 나서도 많이 축하해줬다. 같이 힘들게 준비해온 대표팀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다.

-남은 경기 각오는.

▶오늘 결과는 오늘까지만 즐기겠다. 3000m 계주와 1500m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베이징=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