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역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 ‘팀 킴’이 두 번째 올림픽에서 2연승으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김선영(리드), 김초희(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은정(스킵), 김영미(후보·이상 강릉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12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의 여자 컬링 단체전 3차전에서 9-5로 승리했다. 전날 영국전에 이어 2연승을 달리며 중간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첫 승리로 감을 완벽하게 잡은 한국은 이날 한층 더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 선수들의 전체 샷 정확도는 87%로 전날(78%)보다 높았다. 영국전에서 9엔드 4점을 가져오는 ‘빅 샷’을 성공시킨 김은정의 정확도는 무려 93%(전날 78%)에 달했다. 각 엔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스킵의 거의 마음먹은 대로 굴러가는 신들린 샷에 ROC 선수들의 기가 꺾였다. ROC의 스킵 알리나 코발레바의 샷 정확도도 79%로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표정이 굳고 말이 없어질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았던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가 풀렸다. 1엔드를 후공으로 시작해 1점을 먼저 낸 한국은 2엔드에 ROC에 2점을 내줬지만 3엔드에 바로 2점을 만회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빙판의 돌기가 선수들의 빗질로 밋밋해진다는 4, 5엔드였다. 컬링은 경기시작 전, 그리고 6엔드를 시작하기 전 두 번 경기장을 정비한다. 1, 6엔드에는 빙판 위에 돌기가 있어 돌이 비교적 천천히 굴러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돌기가 사라지고 표면이 매끈해져 초반보다 같은 힘으로 돌을 굴려도 속도가 빨라진다. 힘 조절에 실패하면 실책도 잦아진다.
선공으로 시작한 4엔드에서 엔드 마지막 김은정의 손을 떠난 한국의 8번째 돌이 하우스(표적) 가운데 가장 가까이 있던 ROC의 돌 2개를 하우스 밖으로 내보내며(더블 테이크 아웃) 한국의 돌 1개가 하우스 중심에 가장 가까이 위치하게 됐고, 김은정의 샷에 흔들린 코발레바가 굴린 ROC의 8번째 돌이 하우스 경계선에서 멈추며 한국은 경기시작 이후 첫 ‘스틸’(선공으로 시작한 팀이 점수를 가져오는 것)을 기록했다. 5엔드에서도 한국 돌 2개가 하우스 중심과 가까이 있는 상황에서 코발레바가 굴린 마지막 돌이 힘 조절에 실패해 하우스 가운데를 공략하지 못하며 한국이 2점을 가져왔고 두 차례 연속 스틸을 기록한 한국은 6-2로 크게 앞서가기 시작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4점 차’는 10엔드까지 유지됐다. 선공으로 10엔드를 시작한 한국은 김선영이 첫 돌을 일부러 내보내는(패싱샷) 등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고, 김은정이 굴린 마지막 공이 하우스 안에 있던 ROC 돌 3개 중 1개를 내보내며 ROC의 마지막 샷 시도 없이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 후 김은정은 “샷이나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 어제 기복이 있어서 오늘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13일 오후 3시 5분부터 개최국 중국과 4차전을 치른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은 중국은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12일 오전까지 2패를 기록 중이다. 임명섭 컬링 대표팀 감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전인) 2019~2020년까지 5번 붙어 4승 1패를 기록했다. 1년 정도 맞붙어보지 못해 얼마나 발전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오늘 저녁 중국의 경기를 유심히 보며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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