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경기력으로 은메달을 합작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언니 김아랑(27·고양시청)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메달을 따 더 의미 있다”고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김아랑과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이 나선 여자대표팀은 13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승에서 4분03초627의 기록으로 네덜란드(4분03초40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네덜란드를 비롯해 중국, 캐나다 등과 경쟁했다. 초반 2번째 주자인 최민정이 아웃코스로 치고 나가 2위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중반부턴 3, 4위를 오르내렸다.
경기 막바지 승부수를 띄우려는 듯했다. 마침내 김아랑이 움직이면서 판세가 흔들렸다. 김아랑은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3위로 올라선 다음 마지막 주자 최민정에게 배턴을 넘겼다. 이후 최민정은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아랑은 “결승에 들어가기 전에 최민정의 부담이 클 거 같아서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주자’라고 이야기했다”며 경기 전략을 소개했다.
이어 “모든 것을 다 보여준 것 같아서 은메달도 값지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메달이 나와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 초반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잇따르면서 한국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국 선수와의 접촉 경계령이 내려졌다. 김아랑 역시 이 같은 부담을 안고 뛰었다.
김아랑은 “남자 선수들의 판정을 보며 여자 계주 역시 중국 선수를 추월할 때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조심하자는 분위기였다”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선수들에 의해 실격 당할 수도 있기에 접촉을 조심하며 레이스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아랑은 2014 소치, 2018 평창에 이어 3연속 계주 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의 동료 비하 논란과 김지유의 부상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거둔 쾌거다. 김아랑이 중심을 잡아준 덕에 대표팀은 올림픽 계주에서 통산 7번째 메달을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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