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진 않아도 꼭 필요한 선수, 김아랑

화려하진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 지난 10년 간 김아랑(고양시청)이 그랬다.

김아랑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최민정(성남시청), 이유빈(연세대), 서휘민(고려대)과 호흡을 맞춰 4분03초627으로 결승선을 통과, 네덜란드(4분03초409)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4연패를 일군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실격으로 잠시 계보가 끊겼지만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에서 정상을 유지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각종 악재를 딛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치 때부터 다시 시작된 메달 행진에는 항상 김아랑이 있었다.

8년 전 김아랑은 박승희, 조해리, 공상정, 심석희와 호흡을 맞춰 우승에 기여했다. 평창에서는 최민정, 이유빈, 김예진, 심석희가 그의 파트너였다. 두 대회 연속 출전은 김아랑과 심석희 뿐이었다.

김아랑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대표 선발전을 5위로 통과하면서 다시 한 번 단체전 멤버로 당당히 입성했다. 세 번의 올림픽을 거치면서 든든한 맏언니가 된 김아랑은 뒤에서 후배들을 이끌면서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쟁쟁한 선수들이 워낙 많아 태극마크를 다는 일 조차 쉽지 않은 국내의 치열한 상황을 떠올리면 김아랑이 얼마나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베이징 시상대까지 밟으면서 김아랑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역사를 썼다. 지금까지 3연속 계주 메달을 목에 건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전이경, 진선유 등 쟁쟁한 선배들도 이루지 못한 일을 김아랑이 해냈다.

김아랑은 세 번째 대회에서 은메달 획득 후 “준비한 걸 다 보여주자고 말한 뒤 들어갔는데, 속 시원하게 다 하고 나온 것 같다. 은메달도 값지다”며 활짝 웃었다.

[베이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