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 ‘팀 킴’이 꺼낸 김영미의 선발 카드가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성공을 거뒀다.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영미(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이뤄진 팀 킴은 14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6번째 경기에서 일본을 10-5로 제압했다.
이날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김초희를 대신해 김영미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영미는 지난 13일 중국전에 이어 2번째 출전 기회를 잡았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리드 역할을 맡으며 맹활약, “영미~!” 열풍의 주인공이었던 김영미는 2년 전부터 김초희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후보가 됐다.
김영미의 기량이 떨어졌다기보다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후보였던 김초희의 기량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자연스레 팀원들의 역할이 바뀌었다.
임명섭 컬링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초희를 지난 2년 동안 주력 멤버로 성장시켰다. 김영미가 후보로 내려간 것도 못해서가 아니다”면서 “팀 킴의 장점은 5명 모두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누가 경기에 나서도 팀 경기력은 비슷할 것”이라 말하며 고른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영미의 올림픽 첫 출전 성적은 좋지 못했다. 중국전에서 김영미는 딜리버리 성공률이 75%에 머물렀다. 해당 경기에 나섰던 양팀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성공률이었다.
김영미도 경기 후 “이번 대회 첫 출전 경기라 집중하려고 했지만 빙판에 맞는 딜리버리를 하지 못했다”며 스스로의 경기력을 아쉬워했다.
이날 오전에 펼쳐진 미국전에서 휴식을 취한 김영미는 일본전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임명섭 감독은 경기 후 “김영미가 일본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분석 결과 상성에 따라 김영미를 선발로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회를 받은 김영미는 반전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영미는 85%의 테이크 아웃 성공률을 자랑하는 등 중국전과 비교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1-2로 뒤지던 3엔드에서 트리플 테이크 아웃을 성공시켜 한국이 3점을 따내는 데 크게 기여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8-5로 앞서던 9엔드에서도 김영미는 더블 테이크 아웃에 성공, 경기를 조기에 마무리 짓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영미의 결정적인 테이크 아웃은 경기장을 찾은 일본 취재진도 감탄할 정도였다.
이후에도 김영미는 4년 전 평창 대회 경험을 앞세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한국에 2패를 안겼던 팀인 만큼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됐다.
일본전 승리 후 김영미는 “올림픽을 앞둔 출정식에서 내가 ‘올림픽에서 일본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웃은 뒤 “일본을 상대로 더 집중하고 힘을 모으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기쁨을 표했다.
이어 “최근 2연패로 분위기가 처질 뻔했는데 일본전 승리로 흐름을 바꿨다. 남은 3경기에서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며 “내일은 경기가 없는데 밖에서 무언가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숙소에서 윷놀이도 하고 다음 상대인 스위스를 분석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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