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복용으로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미국 육상 스타 샤캐리 리처드슨(22)이 도핑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의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개인전 출전 허용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리처드슨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발리예바의 출전 길이 열린 것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발리예바는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러시아의 금메달 획득을 이끈 후 도핑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피겨선수권대회 기간 중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자격 정지 결정을 철회한 것에 대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했다.
CAS는 지난 14일 IOC와 WADA, ISU가 제기한 제소를 기각했고, 발리예바는 피겨 여자 싱글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리처드슨은 발리예바와 관련한 CAS의 결정에 대해 “발리예바의 상황이 내가 처했던 상황과 대체 뭐가 다른가.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유력했던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나와 발리예바의 유일한 차이점은 내가 젊은 흑인 여성이라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것은 피부 색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한 리처드슨은 “마리화나는 심지어 경기력 향상 약물도 아니다”고 전했다.
리처드슨은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는데 세상은 이제야 알게 됐다. 나는 마리화나 복용 후 일주일 내에 결과가 나왔고, 나의 명예와 재능은 학살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흑인 선수도 발리예바와 같은 상황에서 경기 출전을 허가받은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처드슨은 지난해 6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86으로 1위를 차지해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도핑테스트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됐고, 도쿄올림픽 개막을 약 2주 남기고 1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도쿄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마리화나는 합법이지만, 미국도핑방지위원회는 대회 기간 혹은 대회 직전 의료용 마리화나를 복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마리화나 복용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리처드슨의 상황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그는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도쿄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마리화나 복용으로 도쿄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던 리처드슨은 경기력 향상 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진 발리예바의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인전 출전 허가가 ‘인종 차별’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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