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논란에도 침묵했던 김연아, ‘도핑 파문’ 발리예바 비판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5일 14시 37분


김연아(왼쪽)와 유영
김연아(왼쪽)와 유영
‘피겨 여왕’ 김연아(32)의 후배 사랑은 유명하다. 은퇴 뒤 피겨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태릉스케이트장을 틈틈이 찾아 후배들을 봐주곤 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 이후 한동안 스케이트화를 벗었던 그는 2012년 7월 후배들을 위해 복귀했다.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출전권 3장을 따냈고, 덕분에 후배들은 2014년 소치 올림픽을 경험했다.

김연아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리픽위원회·ROC)의 올림픽 출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2015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김연아는 팬과의 소통 창구로 간간히 일상 사진과 글을 올려왔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가 담긴 글은 거의 올리지 않았다.

김연아의 한 관계자는 “김연아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발리예바의 여자 피겨 출전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결국 올림픽 피겨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피겨계나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글을 남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석연찮은 판정 논란 끝에 김연아는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억울하다는 등의 어떤 반응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당한 불공정에는 참았던 김연아는 이번올림픽에 출전 중인 후배 유영(18)과 김예림(19·수리고)이 당할 불공정에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약물복용 선수와 ‘깨끗한’ 선수의 경쟁은 더 이상 올림픽에도 어울리지 않으며, 자칫 피겨가 약물 스포츠라는 불명예를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세 문장을 통해 말했다. “도핑을 위반한 운동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피겨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에 해당한다. “이 원리는 예외없이 지켜져야 한다” 미성년자 등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

후배들도 김연아의 행보에 동참했다. 최다빈(22·고려대), 이시형(22·이상 고려대), 이해인(17·세화여고) 등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연아를 지지하며 그의 글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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