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가 복용한 트리메타지딘, 어떤 약?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7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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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15세 러시아 피겨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을 장기간 고의적으로 복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비난을 받고 있다.

17일 약학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1차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안정형 협심증 치료에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되는 치료제다.

심장은 관상동맥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데, 관상동맥은 심장에 혈액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동맥경화증과 혈전, 혈관의 수축이나 경련 등의 원인으로 인해 관상동맥이 협착(좁아짐)되면, 심장으로 유입되는 혈류가 감소되고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 심근에 허혈(ischemia)이 발생한다. 심근의 허혈로 인한 흉부의 통증을 협심증이라고 한다.

트리메타지딘은 과거에는 허혈로 인한 맹락망막 질환(안과 질환), 혈관성 어지러움, 메니에르병성 어지러움, 이명 등(이비인후과 질환)에도 사용됐으나, 2014년에 국내 안전성, 유효성 심사결과에 따라 안과, 이비인후과 질환에 대한 적응증은 삭제돼 현재는 협심증 치료제로만 사용된다. 또 운동선수들이 신체 효율을 향상시키는데 사용할 수 있어 세계반도핑기구에 의해 2014년 1월부터 도핑금지약물로 지정됐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김병옥 심장내과 교수는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으로, 표준적인 약을 사용하고 효과가 미진할 때 추가로 사용하는 성분”이라며 “최근 7년 전부터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한 약”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만 18세 이하의 소아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아 소아나 청소년에서의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고려대 구로병원 오동주 교수도 “트리메타지딘을 쓰면 좁았던 혈관이 넓어지면서 순환이 좋아지고 혈류가 좋아지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맞는다”고 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5일 발리예바가 트리메타지딘과 함께 ‘하이폭센’(기폭센, Hypoxen)과 ‘엘카르니틴’ 성분의 약도 함께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미국반도핑기구(USADA) 트래비스 타이가트(Travis Tygart) 위원장은 “이 중 2개는 (복용이)허용되고 다른 1개(트리메타지딘)는 허용되지 않는 물질이지만, 이 같은 조합이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며 산소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핑방지 관계자들도 발리예바와 같은 어린 선수의 샘플에서 여러 물질이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엘카르니틴의 경우 혈관질환에서 많이 쓰긴 하지만 영양제 정도로 쓰이는 성분”이라고 말했다.

엘카르니틴은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 및 뇌질환 등에 치료제로도 사용되지만,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성식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하이폭센은 세포의 산소 사용 효율을 높이는 항산화제로, 산소 부족을 보완해 유기체의 사용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이폭센을 사용할 경우 숨 가쁨, 고르지 못한 호흡을 포함한 저산소증의 증상을 제거해 호흡을 최적화하고 지구력을 높여 피로를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USADA는 2017년 하이폭센이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준다며, 금지 약물 지정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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