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안현수-김선태-변우옥 데려간 中
혼성계주-男1000m 연속 金따내며 K지도자 영입작전 성공한 듯 흥분
편파판정으로 대회 관심 떨어지고, 한국선수 약진에 종목순위 2위로
中 텃세에 굳건히 버틴 K쇼트트랙… 양궁처럼 효자종목 자부심 지켜내
Q.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 또는 지도자는 성적에 따라 경기력향상연구연금(체육연금) 점수를 받는다. 이 점수 적립 횟수가 가장 많은 인물은 누구일까.
A. 안현수(빅토르 안·37)다. 18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인 복지 메달리스트 정보’에 따르면 안현수는 총 50차례에 걸쳐 연금 점수를 쌓았다. 안현수를 비롯해 상위 10명 가운데 8명이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K쇼트트랙’이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다.
이 쇼트트랙 출신 인물 8명 가운데 선수 시절 활약이 가장 미미한 인물로는 김선태 중국 대표팀 감독(46)을 꼽을 수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 계주 국가대표로 뽑혔지만 무릎 부상으로 경주에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도 김 감독이 공동 8위에 오른 건 빙질에 맞게 스케이트를 관리하는 ‘장비 전담 코치’로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전 세계에서 스케이트 날을 가장 잘 다루는 사나이’로 통했다.
중국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먼저 김 감독에게 ‘러브 콜’을 보낸 뒤 빅토르 안에게도 코치 자리를 맡겼다. 선수와 지도자로 K쇼트트랙 최정점에 섰던 인물을 동시에 영입한 것이다. 두 명 모두 연봉으로 300만 위안(약 5억6700만 원)을 넘게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중국은 이들과 함께 변우옥 장비 전담 코치(41)까지 영입했다.
중국이 이번 대회 첫 종목이던 혼성 계주(5일)와 남자 1000m(7일)에서 금메달을 가져갈 때만 해도 ‘한국인 코치 영입 작전’은 대성공인 듯 보였다. 한국 선수들이 대회 초반 서우두 실내경기장 빙질에 적응하지 못해 자꾸 미끄러지면서 장비 전담 코치까지 빼앗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잇따라 나오자 한국이 ‘노 골드’로 대회를 마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대회가 끝나자 K쇼트트랙은 역시 K쇼트트랙이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평창 대회에 이어 종목 순위 1위 수성에 성공했다. 반면 2010년 밴쿠버 이후 12년 만에 종목 순위 1위에 도전한 중국은 네덜란드와 공동 2위(금 2, 은 1, 동 1)에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지도자 세 명은 한국에서는 편파 판정 논란 때문에 미운털이 박히고, 중국에서도 재계약이 불투명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이번 베이징 대회까지 한국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은 26개, 전체 메달은 53개를 따냈다. 여름올림픽 대표 효자 종목 양궁(금메달 27개, 전체 메달 43개)과 비교하면 금메달은 양궁이 많지만 전체 메달 수는 쇼트트랙 쪽이 앞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외국 대표팀에서 국내 지도자를 영입해 ‘타도 한국’을 외쳐도 흔들림 없이 정상을 지킨다는 것 역시 K쇼트트랙과 K양궁이 닮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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