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 “내 방식으로 은퇴 할 수 있어 기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2일 14시 56분



“언젠가는 하프파이브 말고 다른 종목을 보러 올림픽에 오겠다(웃음).”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6·미국)가 은퇴 소감을 밝혔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3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폐회 이틀 뒤인 22일 화상으로 열린 오메가 앰배서더 인터뷰를 통해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올림픽에 앞서 은퇴를 예고한 화이트는 11일 중국 장자커우 켄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 2차 시기에서 85.00으로 4위에 올랐다. 세 차례의 시도 중 가장 좋은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데, 마지막 3차 시기에서는 미끄러져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고(14.75점), 2차 시기 점수가 그의 마지막 성적표로 남았다. 마지막 시도가 허무하게 끝난 뒤 고글을 벗고 묘한 표정을 지었던 그는 팬들을 향해 손을 들었다.


이날 일본의 히라노 아유무(24·일본)가 96.00으로 금메달을, 호주의 스코티 제임스(28)가 92.50점으로 은메달을, 스위스의 얀 셰러(28)가 87.25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화이트 키즈’이자 화이트를 동경하며 스노보드를 탔던 이들은 화이트에게 다가가 그의 마지막을 예우했다.

이날 ‘라스트 댄스’에 대해 화이트는 “즐겁게 예선을 치렀고 부담감, 긴장감이 있었지만 잘 극복해 결선에도 올랐다. 선수로 항상 더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겠지만 나의 방식으로 고별을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덧붙여 “미국에서 오랜 시간 내가 유일하게 스노보드를 대표하는 선수로 여겨졌는데 이제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스노보드의 인기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화이트가 이 종목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그의 팬이던 한 수제 버거 가게 사장이 화이트를 위한 스페셜 메뉴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소식을 들은 화이트도 이곳을 찾았다. 화이트는 “그동안 딴 금메달 2개를 의미하는 패티 2장이 있었다.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패티를 1장 더 추가하겠다는 설명이 있었기에 금메달을 따고 다시 그곳을 갔는데 주인이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팬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다.

이번 올림픽 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려 경기장 밖에서 훈훈한 모습을 못 보게 돼 아쉬웠겠다는 질문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교훈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얻었기에 괜찮았다”고 말했다.


황제, 전설로 불리고 있는 화이트는 “하프파이프가 처음에는 지금처럼 인기가 없었다. 내가 그 인식을 바꿔놓은 선수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라는 단어가 조금 무서운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해방감도 준다. 은퇴를 해도 이 종목에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이트 스페이스’라는 개인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경영인, 그리고 공인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삶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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