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의 ‘황제’로 불린 숀 화이트(36·미국)의 은퇴 후는 어떤 모습일까.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폐회 이틀 뒤인 22일 오메가 앰배서더로 화상 인터뷰에 참여한 화이트는 마지막 경기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올림픽에 앞서 은퇴를 예고한 화이트는 11일 중국 장자커우 윈딩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 2차 시기에서 85.00점을 기록해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반원형 공간에서 각종 기술을 선보이는 하프파이프는 세 차례 시기 중 최고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3차 시기에는 미끄러지면서 14.75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세 번 금메달을 목에 건 전설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이날 일본의 히라노 아유무(24·일본)가 96.00점으로 금메달을, 호주의 스코티 제임스(28)가 92.50점으로 은메달을, 스위스의 얀 셰러(28)가 87.25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화이트 키즈’로 화이트를 동경하며 스노보드를 탔던 이들은 화이트에게 다가가 존경을 표했고 화이트도 이들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의 ‘라스트 댄스’에 대해 화이트는 “마지막이라는 게 부담이 된 건 사실이다. 내가 원하는 기술을 못 보여줬지만 올림픽을 통해 나의 방식으로 고별을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화이트가 올림픽에서 마지막 금메달을 땄던 2018년 평창 대회 때는 그의 팬이던 한 수제 버거 가게 사장이 화이트를 위한 스페셜 메뉴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화이트도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화이트는 “그동안 딴 금메달 2개를 의미하는 패티 2장이 있는 햄버거였다. 평창에서 금메달을 따면 패티를 1장 추가하겠다는 설명이 있어 금메달을 따고 다시 갔는데 주인이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팬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그의 마지막 올림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면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그래도 화이트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교훈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얻었기에 괜찮았다”고 말했다.
황제, 전설로 불린 화이트는 “하프파이프가 처음에는 지금처럼 인기가 없었다. 내가 그 인식을 바꾼 선수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은퇴 후 스포츠 브랜드 ‘화이트 스페이스’라는 개인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라는 그는 “언젠가 하프파이프 말고 다른 올림픽 경기도 보러 가고 싶다”며 웃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