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때 못다 한 국가대표의 한을 국가대표 지도자 경력을 두껍게 쌓으며 풀어내고 있는 공오균 전 U-20(20세 이하) 축구 대표팀 코치(48·사진)가 베트남 U-23(23세 이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언론들은 23일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다. 현재 베트남 U-23 대표팀은 박항서 베트남 A대표팀 감독이 겸임하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A대표팀만 맡아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등에 집중하려는 박 감독과 협의해 공 전 코치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5월 2021 동남아시안(SEA)경기가 끝나는 대로 U-23 감독직을 내려놓고 테크니컬 디렉터로만 관여할 것이 유력하다. VFF 관계자는 “아직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진행이 잘되면 공 전 코치가 대표팀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 시절 대전과 경남에서 319경기에 출전해 43골(18도움)을 넣은 전천후 공격수였지만 국가대표 A매치를 뛰어보지 못한 공 전 코치는 은퇴 후 2016년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입문해 U-18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다. U-20, U-23 코치를 거쳐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당시에도 코치로 합류해 정정용 감독을 보좌하며 이강인(발렌시아) 등을 다독여 준우승을 이끌어 냈다.
이후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깊게 소통했던 신태용 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의 부름으로 인도네시아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신 감독과는 2010년부터 호주 ‘신태용축구교실’을 4년 넘게 맡은 인연도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며 신 감독마저 확진이 돼 긴급하게 한국으로 이송되는 상황에서도 팀을 돌봤다. 지난해에는 정 감독과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에서 감독과 코치로 재회했다. 2021 시즌 후 서울 이랜드와 계약이 만료된 공 전 코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는 와중에 인도네시아와 신흥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베트남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박 감독과 신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즈키컵 조별리그에서 A대표팀을 이끌고 격돌해 0-0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공 전 코치가 동남아에 부는 ‘K감독’ 열풍에 가세할 것으로 보이면서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코리안 더비’ 가능성도 높아졌다.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태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조별리그 C조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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