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끝나고 입국한 선수들은 하나 둘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4강 길목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도 마찬가지다. 팀의 리드 역할을 맡은 김선영(29·강릉시청)은 “지난달 21일 귀국한 뒤 (경북)의성 집에서 자가 격리 등을 하며 푹 쉬었다. 격리해제 후에는 예능프로 녹화도 했다”고 말했다. 2일까지 쉰 뒤 3일 강원 강릉 컬링장에서 ‘다음’을 위한 첫 발을 내딛는다.
팀 킴의 첫 공식일정은 19일 캐나다 프린스조지에서 열리는 여자컬링 세계선수권이다. 베이징 대회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을 비롯해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등 올림픽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팀들을 포함해 총 13팀이 참가한다. 김선영은 “올림픽 때 아쉽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대회 당시의 성적이 한국컬링 사상 첫 메달(은)을 획득한 평창 대회 때만 못했지만 팀 킴은 나름 선전했다. 다른 팀들이 평창 대회 이후 달라진 규칙 등에 적응하며 기량을 기르는 동안 팀 킴은 대한컬링연맹 전임 집행부와 지도자 갑질 논란 등 갈등을 겪으며 2년 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베이징 대회가 열리니 약 반년 전부터 해외 전지훈련 등을 나서며 본 궤도에 오른 뒤 오랜 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하고 올림픽 자격대회(OQE)에서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상승세를 탔지만 올림픽 직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목을 잡았다. OQE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말 귀국 후 자가 격리를 하던 도중 팀원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시설격리에 들어간 것이다.
김선영은 “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코로나19 이슈가 생겨 대회에 못 나가는 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다. 얼마 안돼 올림픽 출전은 지장 없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러고 나니 남은 기간 동안 할 훈련이 걱정됐다”며 당시 여러모로 심란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홀로 격리된 팀원들을 생각해 서로 평소보다 더 많은 연락을 주고받으며 팀워크를 다졌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에 선 팀 킴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4강 싸움을 펼쳤다. 4승 5패로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결승까지 올라 금·은메달을 나눠 가진 영국, 일본을 상대로 예선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김선영은 “진 경기를 돌이켜보면 작은 실수 1, 2개에서 승부가 갈렸다. 지난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는 편이지만 그런 부분들이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 대회까지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김선영은 “평창 대회 이후 엔드 초반 하우스(과녁) 외곽에 벽으로 쌓을 수 있는 돌이 양 팀 합계 4개에서 5개로 느는 등 규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경기시간이 길어지고 수 싸움도 치열해졌다. 공백기가 있어 이런 부분의 적응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4년 동안에는 새로 변화하는 규정이나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아 더 단단해진 팀 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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