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3골, 허용준과 공동선두
서울전 첫골, 이동국 특기 빼닮고, 두 번째는 황의조급 마무리 능력
“대표팀 다녀온 뒤 자신감 쑥쑥”
지난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뽑혀 일취월장한 공격수 조규성(24·김천 상무)이 프로축구 K리그 개막 초반 도드라지는 ‘폭풍성장 캐릭터’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조규성은 1월 대표팀의 터키 전지훈련과 2월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뛰느라 팀의 동계훈련에 늦게 합류했다. 그런데도 개막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7일 현재 외국인 골잡이들을 제치고 포항의 허용준과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절정의 골감각을 예고한 조규성은 모든 축구 감독이 자기 팀 공격수를 어떻게든 국가대표팀에 보내려고 하는 이유를 몸소 입증해 보이고 있다. 평소 선수들에 대한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김태완 김천 감독도 “과정을 잘 겪었다. 이제 놀랍지 않다. 대한민국에 좋은 선수 하나 나왔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6일 서울전에서의 두 골은 스스로 넓힌 시야와 대표팀에서 얻은 자신감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이번 시즌 서울의 주전 중앙 수비수로 전격 기용되며 ‘제2의 김민재’로의 싹을 보인 이한범(20)과의 수싸움에서 한 수 가르치는듯한 움직임으로 골문을 갈랐다.
후반 첫 골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빠져나오면서 받은 패스를 바로 왼발 슈팅이 가능하도록 접어놓은 첫 터치 동작이 절묘했다. 조규성은 원래 최종 수비 라인에 있던 서울 기성용의 뒤에 있었다. 그러나 순간 원을 그리듯 앞으로 나와 기성용과 이한범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며 이영재의 스루 패스를 받고 경쾌하게 슈팅을 때렸다.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순간 앞에 있는 수비수를 원으로 돌며 트랩을 빠져나오는 동작은 전북의 레전드 이동국(은퇴)의 전매특허였다. 전북 시절 이동국의 후계자로 불린 조규성은 수없이 봐온 선배의 장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두 번째 골도 크로스 상황에서 순간 수비와 거리를 벌려놓고 공간을 만든 뒤 논스톱 터치로 마무리했다. 이영재의 침투 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드리블 돌파를 하자 조규성은 이한범을 끌고 앞으로 가는 척하다 뒤로 빠지며 완벽하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패스를 받았다. 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30·보르도)가 상대 문전 터치라인 부근에서 대각선 방향 뒤쪽으로 전개되는 패스를 골로 잘 연결하는 움직임을 연상시킨 득점이었다.
제공권에 이어 대표팀에서 연계 능력을 끌어올린 조규성에게 골 마무리 능력이 장착됐다. 조규성은 “지난해 처음으로 대표팀에 다녀온 뒤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이제 경기장 안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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