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세리머니 하나는 미공개로 남았다. 생애 첫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경주를 마친 이제혁(25·서울시장애인체육회·사진)은 “4년 뒤에는 꼭 메달을 따서 마지막 세리머니까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혁은 7일 중국 장자커우 윈딩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하지장애 준준결선에서 4조 4위에 머물며 각 조 상위 2명이 나서는 준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스노보드 크로스는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한 코스에서 레이스를 벌이는 종목이다. 예선은 결승선 통과 기록으로 순위를 매기고 준준결선(16강)부터는 각 조 1, 2위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경주를 진행한다.
예선에서 1분4초53으로 출전 선수 23명 중 10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이름을 올린 이제혁은 준준결선에서도 레이스 중반까지 선두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옆에 가던 선수들과 몸이 닿은 뒤 속도가 떨어지면서 결국 최하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제혁은 원래 비장애인 스노보드 선수였다. 발목 부상을 치료하다 2차 감염으로 인대와 근육이 손상되면서 장애를 얻었다. 처음에는 파라(장애인) 스노보드 입문을 거부했지만 2018 평창 대회를 보고 다시 스노보드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핀란드 퓌헤에서 열린 유로파컵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땄던 이제혁은 “너무 아쉽다. 내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이전에 패럴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큰 대회를 많이 치른 선수들은 긴장하지 않던데 나 혼자만 여유가 없었다”면서 “최소 준결선까지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 세리머니를 3개 준비했다. 오늘 보여드리지 못한 마지막 하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서 메달을 딴 뒤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