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 에버턴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경기. 손흥민(30·토트넘·사진)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17분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수비수 뒤로 넘겨준 공을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손흥민은 밝은 표정 대신 무표정하게 손가락 하나를 입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은 2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챔피언십(2부) 미들즈브러와 맞붙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팀은 연장전 끝에 0-1로 졌다. 손흥민은 4차례 슈팅을 했지만 모두 골로 연결하진 못했다. 영국 언론들과 팬들은 손흥민을 향해 혹평을 퍼부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경기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치거나 아예 존재감이 없다”며 손흥민의 경기력에 기복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골을 넣으며 ‘더 이상의 부진은 없다’고 팬들 앞에서 선언하는 듯했다.
이날 골은 손흥민의 리그 2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12호 골. 손흥민은 시즌 통산 12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EPL에서 11골 5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EPL 득점으로만 따지면 무함마드 살라흐(19골), 사디오 마네(12골), 디오구 조타(12골·이상 리버풀)에 이어 리그 득점 랭킹 4위다. 득점과 도움을 합한 공격 포인트에서는 EPL 1위 살라흐(19골·10도움·29포인트)에 이어 재러드 보언(8골 8도움·웨스트햄)과 함께 공동 2위(16포인트)에 올랐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이후 안방 7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다. 같은 기간 프리미어리그 무대서 홈경기에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7골)뿐이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스테번 베르흐베인과 교체됐다.
토트넘은 전반 14분 에버턴 마이클 킨의 자책골에 이어 손흥민의 골로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이어 전반 37분 해리 케인, 후반 1분 세르히오 레길론, 후반 10분 케인의 추가 골이 잇달아 터지면서 5-0으로 이겼다. 멀티 골을 기록한 케인은 리그 10호 골을 기록했다.
경기 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9를 주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활동한 맷 도허티(9.6점), 두 골을 넣은 케인(9.5점), 쿨루세브스키(8.5점)에 이어 팀 내 4번째 순위다. 2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14승 3무 9패(승점 45)로 6위 웨스트햄에 골득실에서 뒤져 7위를 유지했다. 토트넘은 4위 아스널(48)과의 승점 차를 3으로 유지하며 4위 진입의 불씨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에서는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를 위한 행사가 열렸다.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축구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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