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페퍼저축 추가 확진자 발생
PS 취소 상황인데 “강행” 결정
“인기 유지 위해” 설명 설득 안돼
자신이 만든 매뉴얼을 스스로 저버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추가 발생에 따라 포스트시즌(PS)을 취소하기로 한 매뉴얼에도 이를 백지화하고 PS를 강행하기로 한 한국배구연맹(KOVO)의 이야기다.
상황은 11일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에서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작했다. 기존 선수단 16명 중 확진자 1명, 부상자 3명이 있었던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확진자 추가 발생으로 경기 운영의 최소 기준인 12인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기존 현대건설, GS칼텍스, KGC인삼공사 등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단된 여자부 재개 시점은 애초 16일에서 20일로 늦춰졌다. 여자부 누적 중단 기간도 22일에서 26일로 늘어났다.
문제는 지난달 임시총회를 통해 리그 중단이 24일 이상일 경우(매뉴얼 2단계) PS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이를 스스로 백지화한 점이다. 11일 화상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한 연맹과 여자부 7개 구단은 만장일치로 PS 실시에 합의했다. “현재 여자부 인기 상승 유지, 팬 서비스 제공, 포스트시즌 진행 시 일정 소요 기간 등을 고려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는 게 연맹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연맹의 안일한 방역 불감증을 보여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맹이 이유로 든 ‘여자부 인기 상승 유지’ 등도 선수들의 건강, 리그의 안전 운영 등에 선행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시즌 전 미리 정해 놓은 매뉴얼을 단 한 번의 회의로 뒤집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점도 문제다. 앞으로 또 어떤 매뉴얼이 뒤집히더라도 이를 제재할 근거가 약해진 셈이다. 이에 한 배구팬은 연맹 홈페이지에 “누구를 위한 매뉴얼 변경인가. 왜 선수들이 구단들의 이익(수입) 때문에 고생을 해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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