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사진)이 또다시 한국 육상에 큰 획을 그었다. 우상혁은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슈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우상혁이 처음이다. 전 종목을 통틀어 손주일이 199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400m에서 5위를 한 게 최고였다.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아시아 선수로 2008년 무타즈 바르심(카타르)이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14년 만에 이룬 우승이다. 우상혁은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하며 필드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을 낸 데 이어 다시 한번 한국 육상의 역사를 바꿨다.
2m34 가뿐히 넘은 우상혁, 경쟁자 줄줄이 실패 ‘행복한 밤’
세계실내선수권 높이뛰기 금메달
한국 육상 사상 최초의 쾌거를 고대하던 사람들에게 ‘행복한 밤’이 됐다.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 가장 먼저 2m34를 넘은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2m31을 넘은 나머지 4명이 2m34에 3차례 도전해 모두 실패하며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우상혁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다시 웃음을 찾았다. 그리고 바로 자신의 최고기록(2m36)을 넘어선 2m37 도전에 나섰다. 우상혁은 2차례 도전해 실패한 뒤 마지막 3차 시기를 포기하고 중계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자신의 금메달 여정을 마쳤다. 이로써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선수 최초 실내육상선수권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의 기록으로 깜짝 4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기록을) 1cm 끌어올리는 데 4년이 걸린 적이 있는데, 올림픽에서 (개인 기록을) 4cm나 끌어올렸다”고 설명하며 “행복한 밤”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당시 우상혁의 선전으로 1997년 이후 24년간 멈춰 있던 한국기록(종전 이진택 2m34)도 새로 세워졌다. 지난달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실내투어 대회에서 2m36으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을 반년 만에 경신한 우상혁은 이날도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이 첫 도전에 나선 2m15를 생략하고 2m20부터 시작한 우상혁은 1차 만에 이를 가뿐히 넘으며 몸을 풀었다.
바의 높이가 높아질 때마다 우상혁의 우승이 가까워지는 듯했다. 매 단계 우상혁이 한 번에 넘고 체력을 비축하는 사이 경쟁자들은 애를 먹었다. 도쿄 올림픽 당시 2m37로 금메달을 목에 건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도 올 시즌 처음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2m24 1차에서 실패하는 등 힘겨워했다.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우승자(2m35)이자 탐베리(2m39)에 이어 참가자 2위 기록(2m37)을 보유한 ‘왕년의 강자’ 도널드 토머스(38·바하마)는 세월의 무게를 못 견디고 2m24에서 탈락했다.
우상혁의 유일한 위기는 2m31이었다. 1, 2차를 실패하고 3차에서 극적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어 2m34에 오른 5명 중 유일하게 1차에서 성공하며 다시 기세를 올렸다. 탐베리를 비롯해 다른 4명이 3차까지 실패하면서 우상혁의 1위가 확정됐다. 상의를 입고 몸을 덥히며 경쟁자들의 도전을 지켜보던 우상혁의 우승이 확정되자 탐베리 등 함께 경쟁했던 선수들이 다가와 축하해줬다. 2m31을 기록한 로이크 가슈(28·스위스·2위), 탐베리, 헤이미시 커(26·뉴질랜드·이상 3위)가 우상혁의 뒤를 이었다.
베오그라드와 한국의 시차는 8시간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가 넘어 끝나 한국 팬들은 저녁에 우상혁이 금메달을 획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상혁의 표현대로 이날이 정말 ‘행복한 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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