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발스파’ 2차 연장 끝 포효
3위로 4R 출발해 후반 연속 버디… 선두 나섰다 17번홀 보기로 동타
라일리와 피 말리는 승부 마치고…대회 2번째 2연패, 톱10 올라서
33피트(약 10m) 거리의 버디 퍼트. 그린 외곽에서 구르기 시작한 공은 홀 둘레를 반 바퀴 돌고 나서야 구멍으로 들어갔다. 버디 성공으로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둔 샘 번스(26·미국)는 오른손 주먹을 흔들며 기뻐했다. 이어 경쟁자 데이비스 라일리(26·미국)의 어프로치샷이 홀을 비켜 가며 우승을 확정한 번스는 아내 캐럴라인과 포옹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번스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섰다. 이날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번스는 라일리와의 2차 연장 끝에 16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140만4000달러(약 17억 원).
이날 우승으로 번스는 2018, 2019년 우승자인 폴 케이시(45·잉글랜드)에 이어 이 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탱크’ 최경주(52)도 이 대회 전신인 2002년 탬파베이 클래식, 2006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3라운드를 3위로 마쳤던 번스는 선두였던 라일리가 5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는 등 주춤한 사이 11번홀(파5), 12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높은 난도로 ‘뱀구덩이’로 불리는 마지막 3개 홀 중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사이 라일리가 17번홀에서 버디를 따내며 둘은 공동 선두가 됐다. 18번홀(파4)에서 진행한 1차 연장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한 두 선수는 2차 연장까지 치른 뒤에야 승부를 가렸다.
번스는 “난 그저 계속 발전하고 싶다.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보고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그는 “라일리가 존경스러울 만큼 잘했다”며 경쟁 상대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2014년 주니어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국가대항전)에 나란히 미국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라일리는 투어 첫 승의 기회는 놓쳤지만 준우승 상금 85만200달러(약 10억 원)를 획득했다.
번스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17위에서 10위로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로 노승열(31) 등과 함께 공동 39위를 한 더스틴 존슨(38)은 세계랭킹 10위에서 11위가 됐다. 존슨이 10위권을 벗어난 건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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