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멕시코 월드컵 진출후 36년만의 월드컵 본선행이지만
자력으론 사실상 첫 진출인 셈
90년대 阿-중남미 이주민 세대 캐나다 대표팀 주축 선수로 성장
유럽무대 경험하며 기량 좋아져
‘축구의 변방’ 캐나다가 36년 만에 세계 최고의 축구 축제 월드컵에 진출했다.
캐나다는 28일 캐나다 토론토 BMO 필드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북중미 예선 13차전에서 자메이카를 4-0으로 대파하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통산 두 번째로 본선에 진출했다. 캐나다 입장에선 이번이 자력으로 얻은 첫 월드컵 티켓이나 다름없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땐 당시 멕시코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하면서 거의 어부지리로 나갔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에서 120위를 오갔던 캐나다는 현재 33위로 뛰어올랐다. 이번 북중미 예선에서 8승 4무 1패(승점 28)로 북중미 ‘절대 2강’ 미국(세계 13위), 멕시코(세계 12위·이상 승점 25)의 아성을 따돌렸다. 유례가 없는 기적 같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캐나다 스포츠라 하면 곧장 아이스하키, 빙상, 그리고 야구와 농구가 떠오른다. 북극에 가까운 위치, 미국과 붙어 있는 지정학적 환경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아 세계 최강으로 발전한 캐나다의 국기 스포츠다. 반면 캐나다와 축구는 어울리지도 않고 익숙하지 않다. 캐나다는 축구에서는 확실한 변방국이었다.
캐나다 축구의 진화는 프랑스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다. 프랑스는 1986년 멕시코 대회 때 4강에 진출했으나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대회에 연속으로 오르지 못한 뒤 아프리카, 카리브 지역 출신 흑인 선수들을 핵심 주축으로 내세우며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제패했다. 순혈주의를 타파한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 마르셀 데사이, 파트리크 비에이라, 릴리앙 튀랑 등이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캐나다는 라이베리아, 아이티, 자메이카 등 아프리카, 중남미는 물론이고 유럽 출신을 망라한 이주민 선수들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출생인 이들이 메이저리그 사커(MLS)를 거쳐 유럽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다. 2000년생인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앨폰소 데이비스와 프랑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조너선 데이비드(릴) 등 유럽 빅리그에서 물이 오른 젊은 피들의 가세까지 이어지며 최근 전력이 급상승했다. 데이비스는 세계 정상급 왼쪽 측면 수비 자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을 정도다. 캐나다 수비의 핵인 도닐 헨리는 2020년부터 두 시즌 동안 K리그 최초의 캐나다 출신 선수로 수원의 후방을 책임졌다.
캐나다는 미국, 멕시코와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 동시 개최국이기도 하다. 캐나다의 기세로 볼 때 현재 33위까지 올라온 랭킹이 무의미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