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이 4일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SSG 외국인 투수 폰트(32·베네수엘라)는 2일 창원 개막전에서 NC 타자 27명으로부터 연속 아웃 카운트를 빼앗는 퍼펙트 투구(비공인)를 선보였다. 허 위원장은 “지난 시즌이었다면 공 몇 개 정도는 볼 판정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S존 정상화의 영향을 강조했다.
S존 정상화의 효과가 2022시즌 시작부터 드러나고 있다. KBO는 새 시즌에 앞서 S존에 걸치는 공에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콜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인기 하락세를 막고 국제대회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이틀간의 개막 시리즈에서는 KBO가 의도한 결과가 그대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경기 시간의 감소다. 2, 3일 양일간 열린 개막 시리즈 10경기의 총 경기 시간은 31시간 13분으로 지난해(32시간 17분)보다 1시간 4분이 줄었다. 매 경기가 평균적으로 6.4분씩 빨리 끝난 셈이다.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7분으로 집계됐다.
허 위원장은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너무 길면 지루해진다”며 “이번 개막 시리즈 경기는 대부분 3시간이 조금 넘었는데 3시간 이내로 끝낼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경기 시간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투수들이 자신 있게 공을 던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개막 시리즈 10경기 투수들의 총 투구 수는 2843개로 지난해보다 125개가 줄었다. 투구 수 감소에도 탈삼진 개수는 15개가 늘어 171개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볼 비율은 33.9%로 2.9%가 감소, 스트라이크 비율은 35.0%로 1.2%가 늘었다.
권혁 SPOTV 해설위원은 “S존 정상화 시행 전에는 볼넷이 많고 경기 시간도 늘면서 팬들이 지루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야구 흥행에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이번에 정상화한 S존을 시즌 내내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존 정상화 효과를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희관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초에는 투수의 컨디션이 좋고 타자들은 경기력이 덜 올라왔기 때문에 안타가 안 나오면서 경기 시간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타자 경기력이 올라오면 경기 시간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S존을 꾸준히 넓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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