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35)이 세계 최강의 파이터들이 모여 있는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 UFC에서 한국인 최초의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정찬성은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바이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73 메인 이벤트인 페더급(65.8kg 이하) 타이틀 매치(5분 5라운드)에 나선다. 상대는 이 체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커노프스키(34·호주)다. 영국의 베팅 정보 사이트 ‘오즈체커’에 따르면 정찬성은 승리 확률이 15.6%로 언더도그다.
정찬성의 UFC 챔피언 벨트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찬성은 2013년 8월 한국인 파이터 최초로 페더급 최강자 자리를 노렸으나 당시 챔피언이던 조제 알도(조제 아우두·36·브라질)에게 4라운드 TKO로 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정찬성은 챔피언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로도 10년 가까이 UFC 무대에서 살아남았고 약간의 행운도 따라주면서 사실상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챔피언 도전의 기회를 다시 얻었다.
원래는 맥스 홀러웨이(31·미국)가 볼커노프스키에게 도전하기로 돼 있었다. 홀러웨이가 부상을 당하면서 차순위 도전자로 돼 있던 정찬성에게 기회가 넘어왔다. UFC는 파이터들과 1년에 많아야 3, 4경기 정도를 계약하고 성적이 부진하면 웬만해서는 재계약하지 않는다. 성적이 좋아도 흥행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라고 판단되면 재계약을 잘 해주지 않는다. 이런 UFC 무대에서 정찬성이 계속 살아남았다는 건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정찬성은 2011년 3월 UFC 데뷔전에서 격투기 교과서에나 나온다는 ‘트위스터’ 기술로 서브미션 승리를 따내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같은 해 12월 경기에서는 1라운드 7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당시로서는 1993년 UFC 출범 이래 최단 시간 KO승 타이기록이었다. 이번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정찬성은 “챔피언 벨트를 꼭 한국으로 가져가겠다”며 “그동안 UFC 옥타곤(8각의 링)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모든 경험과 힘, 기술을 다 쏟아부을 것”이라고 했다.
정찬성이 상대할 볼커노프스키는 ‘인간 병기’로 불릴 만큼 위력적인 파이터다. 럭비 선수 출신으로 페더급 파이터인데도 중량급에 버금가는 펀치를 갖고 있다. 종합격투기 전적 23승 1패로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2013년 5월 이후로 9년 동안 치른 20경기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극강의 파이터다. 미국 격투기 전문 매체들은 역대 모든 UFC 파이터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막강한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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