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기적의 레이스, 종합우승 이어 계주 정상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1일 06시 22분


동계 올림픽 시즌에 마음고생을 한 최민정(24·성남시청)이 통산 네번째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으로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이와 함께 모든 설움과 눈물을 떨쳐버리는 기적의 레이스로 여자 3000m 계주까지 정상에 오르며 시즌 최종전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했다.

최민정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샤르 아레나에서 끝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에서 여자 1000m 우승에 이어 3000m 슈퍼파이널까지 정상에 오르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최민정은 이로써 2015년 모스크바 대회, 2016년 서울 대회, 2018년 몬트리올 대회에 이어 통산 네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3회 종합우승을 차지했던 ‘전설’ 전이경과 진선유를 넘어서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또 최민정은 통산 6회 우승의 양양A(중국)와 5회 우승의 실비 다이글(캐나다)에 이어 최다 정상 3위에 올랐다. 양양A와 다이글은 이미 은퇴한 선수이기 때문에 20대 초반의 최민정 나이를 감안한다면 최다 종합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

전날까지 킴 부탱(캐나다)에 종합 점수에서 39-42로 뒤졌던 최민정은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종합우승 발판을 놨다. 최민정은 결승에서 1분27초956의 기록으로 부탱(1분28초076)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2관왕이 됐다. 종합점수에서도 73-63으로 역전했다.

결국 종합점수 상위 8명이 다투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최민정과 부탱이 종합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최민정은 힘을 아껴두며 아홉 바퀴까지 5, 6위를 달렸지만 열 바퀴째부터 가속을 시작했다. 11바퀴째에서 1위로 올라서며 레이스를 주도한 최민정은 레이스 중반 다시 힘을 아끼며 4위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22바퀴째부터 단숨에 2명을 추월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부탱 역시 최민정에 이어 2위를 달리며 치열한 대결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민정은 노련했다. 부탱과 거리를 계속 유지하며 선두를 이어갔다. 최민정은 마지막까지 부탱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며 5분5초641의 기록으로 부탱(5분5초734)에 앞서 정상에 올랐다. 종합점수에서도 107점을 따내며 부탱(84점)을 크게 앞섰다.

서휘민(20·고려대)도 슈퍼파이널에서 5분06초840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지만 종합점수에서는 36점으로 산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53점)를 앞서지 못해 아쉽게도 다음 시즌 대표팀 자동 선발권을 따내지 못했다. 심석희(25·서울시청)는 종합점수 6점으로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민정은 종합우승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기적의 레이스를 펼치며 이번 대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최민정과 서휘민, 심석희, 김아랑(27·고양시청)이 나선 계주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놓고도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뒤져 우승과 거리가 먼 듯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두 바퀴를 책임지는 최종 주자 최민정이 있었다. 최민정은 반 바퀴를 남겨놓고도 따라붙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캐나다와 네덜란드 선수들이 살짝 접촉하면서 주춤하는 사이 최민정이 한꺼번에 두 선수를 추월했다.

기적의 스퍼트를 벌인 최민정은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날을 들이밀었다. 우승을 차지하는 줄 알았던 캐나다 최종 주자 부탱은 결승선에서 최민정이 먼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한국 여자대표팀의 공식기록은 4분9초683. 캐나다(4분9초717)에 0.03초 앞섰고 네덜란드(4분09초779)에도 0.09초만 앞섰을 정도로 털끝 하나의 대역전극이었다.

남자부에서는 류샤오앙(헝가리)이 압도적인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곽윤기(33·고양시청)와 이준서(22·한국체대), 박인욱(28·대한체육회), 한승수(31·스포츠토토)가 5000m 계주에서 정상에 오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남자 대표팀 역시 네 바퀴를 남겨놓고도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뒤진 3위를 달렸다. 캐나다와 네덜란드 선수들 모두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었기에 역전 우승은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양보없는 경쟁이 한국에 어부지리가 됐다. 캐나다 선수와 네덜란드 선수의 접촉이 일어나며 속도가 줄어든 틈을 타 터치 과정에서 이준서가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두 바퀴는 맏형 곽윤기가 책임졌다. 곽윤기는 끝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6분56초70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56초786)와 네덜란드(6분56초807)에 앞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벌어진 개인 종목에서는 이준서가 종합 3위에 올라 다음 시즌에도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이준서는 남자 1000m에서 류사오앙에 이어 1분25초52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낸 뒤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디온 파스칼(캐나다)에 이어 4분42초30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준서는 종합점수 55점으로 류사오앙(104점)과 파스칼(63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곽윤기는 10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종합점수 13점으로 슈퍼파이널에 진출했지만 경기를 마치지 못해 종합 8위로 개인 종목을 마무리했다.

류사오앙은 슈퍼파이널에서 8위에 그쳤지만 전날 1500m와 500m에 이어 1000m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올라 일찌감치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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