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기적의 레이스를 펼치며 계주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남녀 계주가 동반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9년 대회 이우 3년만이다.
남녀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샤르 아레나에서 끝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 계주 종목에서 모두 캐나다와 네덜란드를 제치고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최민정(24·성남시청)이 여자 1000m에 이어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킴 부탱(캐나다)을 제치고 통산 네번째 종합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최민정과 김아랑(27·고양시청), 심석희(25·서울시청), 서휘민(20·고려대)이 나선 여자 대표팀은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결승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놓고도 우승은 거리가 먼 듯 보였다. 레이스 초반 선두를 달리긴 했지만 이후 속도를 높인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추월당했고 좀처럼 앞서나가지 못했다. 레이스는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우승 다툼이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있었다. 마지막 두 바퀴를 책임지는 최종 주자인 최민정은 반 바퀴를 남겨놓고도 따라붙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캐나다와 네덜란드 선수들이 살짝 접촉하면서 주춤하는 사이 최민정이 한꺼번에 두 선수를 추월했다.
기적의 스퍼트를 벌인 최민정은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날을 들이밀었다. 우승을 차지하는 줄 알았던 캐나다 최종 주자 부탱은 결승선에서 최민정이 먼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한국 여자대표팀의 공식기록은 4분9초683. 캐나다(4분9초717)에 0.03초 앞섰고 네덜란드(4분09초779)에도 0.09초만 앞섰을 정도로 털끝 하나의 대역전극이었다.
여자계주의 기적의 레이스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남자 대표팀 역시 똑같은 모습으로 기적과 같은 역전극을 펼쳤다.
곽윤기(33·고양시청)와 이준서(22·한국체대), 박인욱(28·대한체육회), 한승수(31·스포츠토토)가 계주에 나선 가운데 남자 대표팀은 네 바퀴를 남겨놓고도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뒤진 3위를 달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양보없는 경쟁이 한국에 어부지리가 됐다.
캐나다 선수와 네덜란드 선수의 접촉이 일어나며 속도가 줄어든 틈을 타 터치 과정에서 이준서가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두 바퀴는 맏형 곽윤기가 책임졌다. 곽윤기는 끝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6분56초70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56초786)와 네덜란드(6분56초807)에 앞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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