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악재도 최민정(24·성남시청)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최민정이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최민정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샤르 아레나에서 끝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여자 1000m, 1500m, 3000m 슈퍼파이널을 석권한 최민정은 동료들과 함께 한 3000m 계주에서 짜릿한 역전승까지 만들어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최민정은 아웃코스로 치고 나간 뒤 날 들이밀기로 캐나다와 네덜란드 선수들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여자 500m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 한 최민정은 여유있게 종합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민정이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2015년 모스크바 대회를 통해 전설의 시작을 알린 최민정은 이듬해 서울 대회, 2018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1위에 등극했다.
올해 몬트리올에서 영광 재연에 성공한 최민정은 전이경, 진선유(이상 3회)를 제치고 한국 선수 세계선수권 최다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코로나19로 인한 준비 과정의 어려움과 월드컵 중 찾아온 부상 등을 딛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1500m 시상대를 정복한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임을 재입증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껄끄러운 관계인 심석희의 복귀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했다.
역대 세계선수권에서 최민정보다 많은 종합우승을 차지한 이는 양양(중국 6회) 뿐이다. 중국 쇼트트랙이 배출한 최고의 선수인 양양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6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최민정이 양양을 넘어서려면 세 번 더 타이틀을 거머쥐어야 한다. 아직 24세로 앞길이 창창한 최민정에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최민정은 경기 후 ISU와의 인터뷰에서 “4번째 우승을 차지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타이틀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계주 막판 역전 레이스를 두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먼저 선을 넘게 됐다”면서 “예상 밖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쇼트트랙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최민정에게 밀려 다잡은 계주 우승을 놓친 캐나다 마지막 주자 킴부탱은 역전을 허용했다는 것을 알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킴부탱은 “경기 후 아웃코스에 있던 최민정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최민정이 강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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