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첫승까지 4년 걸렸지만 2월부터 우승 휩쓸며 세계 1위에
마스터스까지 시즌 4승 거두며 시즌 상금도 1000만 달러 넘겨
매킬로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만 남겼지만 아쉽게 2위
‘한 시대의 시작(Beginning of an era).’
스코티 셰플러(26·미국)가 11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며 두 달이 채 안 되는 동안 4승을 거두자 미국 폭스스포츠는 남자 골프에서 셰플러가 주도하는 새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로 이렇게 표현했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셰플러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해 우승자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었다. 2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선 셰플러는 이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하고도 2위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와 3타 차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유일하게 나흘 내내 언더파 행진을 했다.
2018년 PGA투어에 데뷔한 셰플러는 2월 14일 WM 피닉스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올리기까지 4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에서 잇따라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마침내 11일 마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첫 승의 기쁨까지 누렸다. 골프채널은 “지난 두 달간 셰플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고 전했다.
셰플러는 대회 우승 상금 270만 달러(약 33억3000만 원)를 챙기면서 시즌 상금 1009만8014달러(약 124억5000만 원)를 기록해 ‘10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투어에서 단일 시즌 상금으로 1000만 달러를 넘긴 건 타이거 우즈(2005, 2007, 2009년), 비제이 싱(2004년), 조던 스피스(2015년)에 이어 네 번째다. 셰플러는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있을 때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6번째 골퍼다. 대회가 끝난 뒤 셰플러는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에 앉게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골프를 잘 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그저 열심히 연습했고 그게 앞으로도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우승만을 남기고 있던 매킬로이는 자신의 대회 역대 최고 순위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18번홀(파4)에서 절묘한 16m 거리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은 매킬로이는 이날만 이글 1개, 버디 6개로 8타를 줄이며 대회 최종 라운드 타이 기록(64타)을 작성했지만 셰플러를 넘지는 못했다.
전날까지 3위였던 임성재(24)는 버디 3개, 보기 5개로 2타를 잃으며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8위를 했다. 임성재는 12위 안에 들면 주어지는 내년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시우(27)는 7오버파 295타로 공동 39위를 했다. 김시우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마스터스에서 5회 연속 컷 통과를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