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른손 투수 양창섭(23)이 KBO리그 2022시즌 초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마지막 5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양창섭은 시즌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했다. 2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13일 현재 다승 공동 선두다.
시즌 첫 등판인 6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시즌인 2018년 9월 14일 LG전 이후 무려 1300일 만에 선발승을 수확하기도 했다. 길었던 재활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듯 하다.
양창섭은 덕수고 시절이던 2016, 2017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이끌며 대회 역사상 두 번째로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된 유망주였지만 프로 데뷔 이후 날개를 펴지 못했다. 2018년 7승 6패 평균자책점 5.05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듬해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에 돌입했다. 이후 2020, 2021 두 시즌 동안 승리는 단 1승(1패)에 그쳤다.
시즌 전 장필준(34)과의 경쟁 끝에 5선발로 낙점 받은 양창섭은 마운드에서 그동안 못 다한 역투를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변화구를 무기로 스트라이크 양쪽 코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커브다.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스포티스틱스의 ‘트랙맨베이스볼’에 따르면 양창섭의 커브 평균 구속은 지난해 시속 113.7㎞에서 올해 116.0㎞로 빨라졌다. 커브 최고구속의 경우 지난해 119.2㎞에서 127.7㎞로 8㎞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커브 구사율 역시 6%에서 7.8%로 늘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지난해 144.4㎞에서 올해 142.3㎞으로 줄었지만 볼은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들린다. 패스트볼 중 일부가 싱커로 분류될 정도로 움직임이 커졌다는 게 스포스틱스 측의 설명이다. 13일 한화전에서는 22명의 상대 타자 중 81.8%인 18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구사를 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볼넷, 몸에 맞는 공도 하나 내주지 않았다. 양창섭의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은 0.75로 리그 전체 7위다.
지난해 KT와의 사상 첫 정규리그 1위 결정전 끝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내지 못한 삼성으로선 승리를 이끌어줄 수 있는 선발 자원의 부활이 반갑다. 5선발 양창섭이 단단해질 수록 뷰캐넌(33), 수아레즈(33), 원태인(22), 백정현(35)으로 이어지는 팀의 선발 마운드도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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