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SSG전에 이번 시즌 첫 1군 무대에 오른 김인환은 9일까지 6경기 타율 0.368(19타수 7안타)의 활약을 선보였다. 1군 이틀째인 4일에는 SSG 선발 이태양에게 프로 데뷔 첫 홈런까지 쳐냈다. 출전 6경기 중에 4경기에서 안타를 쳤고 최근 2경기에서는 2안타, 3안타로 연속 멀티히트를 치면서 개막 후 한 달 사이 팀 타율 리그 9위(0.232)로 내려앉은 한화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인환은 이번 시즌 퓨처스(2군) 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콜업을 얻어냈다. 육성선수로 2016년 한화에 입단한 그는 2군 17경기에서 타율 0.302(53타수 16안타) 2홈런 21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북부리그 1위(14승 1무 5패)로 이끌었다. 타율과 타점 모두 북부리그 1위다. 김인환의 가능성을 본 수베로 감독은 이달 1일 그를 정식선수로 전환하자마자 이튿날 1군에 합류시켰다.
김인환의 1군 무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시즌부터 2년에 걸쳐 22경기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타율 0.188(48타수 9안타)로 부진했다. 2019시즌 후에는 현역 5군단 포병여단 측지병으로 입대했다. 일과 시간 외 주어지는 하루 1, 2시간의 짧은 시간만 야구 훈련을 하다보니 야구 감각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지난해 제대 직후 팀에 복귀했을 때였다. 움직이는 속도가 둔화되면서 배트 스윙이 늘 한 타이밍씩 늦었다. 배트를 휘두를 때도 자꾸만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다운스윙’을 하다보니 정확도가 떨어졌다. 김인환은 “몸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올해 캠프에 참여하지 못하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김인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야구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아버지와 집 앞 마당에서 캐치볼을 했던 때를 자꾸 떠올렸다. 야구를 하며 즐거웠던 기억이 살아나면서 ‘야구를 그만둘 수 없다’는 각오를 되새기게 됐다. 비 시즌 기간 전형석 2군 타격코치와 타격 자세를 함께 바꿔가며 ‘레벨 스윙’의 감을 터득했다. 훈련 시간이 끝나면 스윙 속도를 높이기 위해 30m가량을 빠르게 뛰는 순발력 훈련도 했다. 최원호 2군 감독은 “20대 후반에 자신의 타격 자세를 바꾼다는 건 상당한 모험이다. 타격 궤적을 바꾸면 처음엔 타이밍도 어긋나기 마련인데 (김)인환이는 제대하자마자 짧은 시간 안에 그걸 해냈다”고 칭찬했다.
김인환의 어깨는 앞으로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타율 0.301로 활약한 외야수 김태연이 이번 시즌 0.181로 부진하며 9일 1군에서 말소되면서 그 공백을 김인환이 메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인환은 “입대 전 1군에서는 늘 ‘꼭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쫓기듯 야구를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그때 경험이 있다보니 이제 웬만해서는 부담을 갖지 않게 된다. 2군에서 잘했으니, 1군에서도 똑같이 하던 대로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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