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원래 잉어였고 두 명은 제비였다. 그러나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영락없이 우렁찬 사자 울음소리를 낸다. 프로야구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1989년생 동갑내기 외국인 선수 피렐라, 뷰캐넌, 수아레즈 이야기다. 4월을 8위(10승 15패)로 마친 삼성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을 수확하며 5위(20승 17패)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피렐라의 활약이 가장 눈부시다.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carp·잉어)를 거쳐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타자 피렐라는 16일 현재 타율 0.395로 타격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OPS(출루율+장타력)도 1.060으로 전체 1위다. 피렐라는 “KBO리그 2년차가 되면서 (한국의) 투수들을 많이 접했다. 이들이 어떤 볼 배합을 할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피렐라는 특히 안방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강해 더욱 삼성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피렐라는 안방경기에서는 타율 0.421(76타수 32안타), OPS 1.133을 기록 중이다. 전체 홈런 5개 중 4개를 안방경기에서 때려냈다. 11일 안방 SSG전에서는 4-5로 뒤진 9회말 동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역전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swallows·제비)에서 삼성으로 건너온 뷰캐넌은 올해도 에이스 모드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8차례로 리그 1위고 평균자책점은 2.17로 리그에서 6번째로 좋다. 14일 안방 두산전에서는 올해 첫 완봉승 주인공도 됐다. 공동 4위에 해당하는 4승(3패)이 부족해 보일 정도다. 역시 야쿠르트 출신인 수아레즈도 타선 지원 부족 탓에 시즌 1승(3패)에 그치고 있지만 퀄리티스타트 부문에서는 공동 3위(6차례)고 평균자책점도 2.28밖에 되지 않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피렐라가 2번 타순에서 테이블 세터 역할을 잘해줘서 상대를 많이 압박하고 있다. 뷰캐넌은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 외곽에 정확하게 던지며 제구력을 자랑하고 있고, 수아레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할 때도 아쉬운 티 없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몇 년 만에 외국인 선수들과 (걱정 없이) 야구 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외국인 버프’(buff·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를 올려주는 효과)만으로는 진짜 강팀이 될 수 없다.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삼성이 조금 더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간판타자 구자욱(29)이 부상 없이 잘 뛰어주고, 평균자책점 6.17로 부진한 백정현(35)도 날카로운 제구력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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