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유럽파 공격수 황의조(보르도)와 황희찬(울버햄튼)이 나란히 시즌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둘은 이번 시즌 유독 부침이 심했다. 좋았을 땐 더할 나위 없는 모습으로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공격수라는 칭찬을 들었으나 최근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일 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던 둘에겐 마지막 경기서 활약,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필요하다.
황의조의 보르도는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브레스투아를 상대로 리그1 최종전을,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은 23일 자정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을 각각 치른다. 두 선수 모두 마지막 경기 활약이 절실하다.
보르도의 간판 공격수 황의조는 이번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초반 10라운드까지 4골을 기록하며 팀 주포다운 모습을 보였고 22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몰아치는 능력도 발휘했다. 23라운드까지 리그 전체 득점 랭킹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14경기에선 단 한 골 밖에 넣지 못했을 정도다.
부상이 반복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팀 수비진까지 무너져 공격에만 집중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
팀 내 최다 득점(11골)을 기록 중인 황의조가 이처럼 부진했으니 팀이 하위권으로 추락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5승13무19패(승점 28)의 보르도는 20개 팀 중 20위에 머무르고 있다… 18위인 FC메스(승점 31), 19위 생테티엔(승점 31)과 3점 차다.
리그1은 19~20위는 다음 시즌 리그2(2부리그)로 강등되고 18위는 리그2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 또는 강등이 결정된다.
보르도가 브레스투아와의 최종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더라도 상위 팀들에 비해 골득실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경쟁 중인 두 팀이 모두 패한다는 가정 하에 많은 골을 넣어야 기적적으로 강등을 벗어날 수 있다.
현재 골득실은 메스가 –29, 생테티엔이 –35, 보르도가 –41을 기록 중이다. 1경기가 남았지만 사실상 강등이다.
긴 시간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그래도 팀 주포라면 힘을 내야 한다.
황의조는 보르도가 강등 당할 경우 리그1 내 다른 팀 혹은 분데스리가 등과 연결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황의조의 리그1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황의조와 보르도 모두를 위해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하다.
황희찬도 최종전에 임하는 심정이 남다르다. 황희찬 역시 부침이 심했다. 초반 울버햄튼에서 첫 경기를 치렀을 때만 해도 완벽에 가까웠다.
황희찬은 4라운드 왓포드전에서 EPL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로도 7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2골, 9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전 1골 등 초반 6경기서 4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다.
울버햄튼 팬들은 “팀 역사를 바꿀 선수가 왔다”며 환영했고 구단은 홈페이지와 매치데이 매거진 메인을 황희찬으로 장식하며 ‘영웅’으로 대우했다.
하지만 그 상승세가 오래가진 못했다. 황희찬은 이후 23경기에 더 나섰지만 1골 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는 불운에 좋았던 흐름을 잃었고 이후엔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악순환까지 이어졌다.
물론 첫 도전장을 던진 시즌인 만큼 나쁜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초반 임팩트가 워낙 좋았기에 아쉬운 최근의 황희찬이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좋았던 모습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용두사미가 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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