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2’…6만4872명 붉은 함성으로 뜨거웠던 브라질전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일 22시 15분


벤투호의 브라질전 평가전은 마치 20년 전 4강 신화를 섰던 2002 한일월드컵을 보는 듯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1-5로 완패했다.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인 브라질과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일찍 경기장으로 팬들이 몰렸고,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토트넘 위민) 등 여자 축구 선수들도 브라질전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전은 경기 예매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5시부터 입장권 예매를 시작했는데, 무려 74만 명이 몰리면서 서버가 먹통이 됐다. 협회가 예상한 동시접속자 수 32만 명의 두 배가 넘는 숫자였다.

뜨거운 열기대로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엔 6만4872명이 입장했다.

또 경기장 주변에선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 손흥민의 유니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손흥민의 토트넘 유니폼을 나란히 입고 경기장을 찾은 김혁(37·서울)씨는 “경기장 주변 분위가 너무 좋고 행복하다”며 “운이 좋게도 1등석을 예매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브라질전을 찾아 손흥민과 만났다. 경기 전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했다.

청룡장은 체육훈장 중 최고 등급으로 마라토너 고(故) 손기정 옹, 엄홍길 산악인,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 박세리, 김연아 등이 받은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은 경기 전 선발로 나온 양 팀 선수들과 직접 악수를 나눈 뒤 마지막엔 손흥민을 향해 엄지를 추켜세워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2002 월드컵의 재현이라는 콘센트에 맞게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할 땐 2002 월드컵 공식 테마곡인 ‘챔피언’이 현악 3중주 라이브로 연주됐다.

또 대표팀 경기마다 등장했던 취타대가 등장했고, 붉은악마의 트럼펫 연주도 이어졌다.

2002년을 떠올리는 카드섹션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월드컵의 20주년이다.

전반 22분경엔 본부석 건너편 동쪽 스탠드에 ‘어게인(AGAIN) 2022’가 새겨졌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와 경기 때 ‘붉은악마’가 선보였던 카드섹션 ‘AGAIN 1966’을 떠올렸다.

또 북쪽 스탠드엔 태극기가, 남쪽 스탠드에선 2002년 당시 응원 티셔츠 슬로건이었던 ‘비 더 레즈!(Be the Reds!)’에서 따온 ‘위, 더 레즈!(We, the Reds!)’를 카드섹션으로 표현했다.

이정섭 협회 경영본부장은 “2002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당시 태극전사들의 투혼과 열정, 국민들의 뜨거웠던 응원 열기를 다시 한 번 보여주자는 각오와 소망을 AGAIN 2002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상대팀인 브라질도 2002년이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해라서 의미가 있었다.

한 차례 카드섹션을 선보인 관중들은 전반 31분 황의조(보르도)의 1-1 동점골이 터지자 큰 함성과 함께 또 한 번 힘차게 카드섹션을 흔들었다.

하프타임에도 2002 월드컵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가수 트랙스픽션이 붉은악마 응원곡을 열창했다.

후반엔 두 차례 6만 관중 함성의 데시벨(dB)을 측정했는데, 최대 106db이 나왔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영웅들도 벤투호를 응원했다.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과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등이 브라질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그라운드 싸움도 치열했다. 무려 6골이 쏟아졌는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과 맞대결을 벌인 ‘슈퍼스타’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가 현란한 개인 기술과 함께 페널티킥으로 멀티골을 성공해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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