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화이트삭스전 4이닝 2자책
구속 안 나오고 홈런으로만 3실점
투혼 보이고 앞선 상황 조기강판
한국인 2번째 1000이닝 돌파 만족
“경기 전엔 괜찮았는데, 끝나고 나니 약간 후회스러웠습니다.”
류현진(35·토론토)은 2일 선발 등판 경기에서 4이닝 만에 내려온 뒤 이렇게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4회까지 토론토가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5회초가 시작된 뒤에도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유는 팔뚝 통증 재발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평소답지 못했다. 투구 수 58개 중 패스트볼이 24개였는데, 최고 구속이 시속 143.7km로 시즌 평균인 144.1km에도 못 미쳤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1km였다. 1회초 화이트삭스 선두 타자 A J 폴록에게 1점, 4회초 무사 2루에서 호세 아브레우에게 2점 홈런을 맞는 등 모두 홈런 때문에 점수를 내줬다.
이날까지 27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시즌 피홈런 5개로 9이닝당 1.67개꼴로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어깨 부상 여파로 4와 3분의 2이닝만 던진 2016년(1.93개)을 빼면 MLB 데뷔 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 2014년에는 20이닝을 채워야 1개가 될 수준(9이닝당 0.47개)이었다.
팔뚝 이상은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도 감지됐다. 당시 선발 등판해 5이닝을 투구한 류현진은 공 65개를 던지고 갑자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당시에도 강판 이유에 대해 ‘왼쪽 팔꿈치에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라고 했다. 4월 중순 팔뚝 통증으로 약 한 달 동안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복귀한 뒤 약 2주 만에 통증이 재발했지만 6일 만인 이날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또 부상이 재발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오늘 시속 85∼86마일(시속 137∼138km)의 공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4이닝을 막아줬다. 통증을 참고 던진 것 같은데 충분히 칭찬할 만했다. 그가 4이닝을 던지지 못했다면 구원진 운용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토는 7-3으로 승리하며 7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의 몸 상태에 대해 몬토요 감독은 “시즌 초에 느낀 팔뚝의 불편함을 오늘도 느꼈다. 곧 검진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기 전까지 MLB에서 개인 통산 999와 3분의 1이닝을 투구한 류현진은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브레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1000이닝을 채웠다. 이후 4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1003과 3분의 1이닝으로 기록을 늘렸다. 한국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1000이닝을 넘어선 건 1993이닝을 소화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49) 이후 류현진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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