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서 시리즈 첫 대회 개막
10월까지 8개 대회 상금 3211억, 누적점수로 수십억 추가상금도
노먼 “우즈가 고액 제안 거절”… 영입금액 1조2565억원 추정돼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근교 웬트워스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시리즈 첫 대회가 열린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가 사실상 양분해 온 세계 남자골프 판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 사흘 전인 6일(현지 시간)에는 전체 참가자 명단이 공개됐다. 전체 참가자 48명 중 먼저 공개된 42명을 제외하고 필 미컬슨(52·미국), 트래비스 스미스(28·호주) 등 나머지 6명이 밝혀졌다. 미컬슨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몇 달 전 나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한다”면서 “PGA투어가 내게 준 많은 것에 감사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갖게 돼 흥분된다”며 사실상 LIV 출전을 공식화했다. 대회를 주최하는 LIV골프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노먼 대표는 “필 미컬슨은 이 세대의 가장 위대한 골퍼 중 한 명이다. 그를 보유하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LIV 창설을 옹호해 온 미컬슨은 선수들의 돈을 착취하는 PGA투어를 뜯어고치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이에 후원사들도 줄줄이 계약을 끝냈다. 2월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끝으로 공식 대회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난해 자신이 최고령(50세 11개월 7일) 우승 기록을 세웠던 PGA 챔피언십, 세 차례 정상에 섰던 마스터스 등도 건너뛰었다.
48인 출전 명단을 완성한 LIV는 영국 런던 대회를 시작으로 10월까지 미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8차례 대회를 치른다. LIV에는 총 2억5500만 달러(약 3211억 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방식은 이렇다. 1∼7차 대회는 각각 48명의 선수가 컷 탈락 없이 총 2000만 달러(약 252억 원)의 상금을 두고 전체 3라운드 스트로크 방식으로 순위를 가른다. 드래프트로 팀을 나눈 뒤 팀 성적에 따라 상위 3팀에는 총 500만 달러(약 63억 원)를 보너스로 준다. 매번 2500만 달러(약 315억 원)를 걸고 7차례 대회를 치른다. 단일 대회 기준 올 시즌 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2000만 달러)을 넘어선다.
7차 대회가 끝나면 개인전 누적 포인트에 따라 상위 3명에게 3000만 달러(약 377억 원·1위 1800만, 2위 800만, 3위 400만 달러)의 상금을 추가로 준다. 다만 최소 4개 대회 이상 출전해야 개인전 상금을 받을 수 있다. 10월 말 미국 마이애미에서 나흘간 열리는 최종 8차 대회는 팀 챔피언십으로 총 12개 팀이 매치플레이 녹아웃 방식으로 총 5000만 달러(약 629억 원)를 나눈다. 1차 대회 기준 관중 입장권도 최저가인 ‘그라운드 패스’의 경우 1일 67파운드(약 10만5000원) 정도다. 주최 측은 개막일 경기를 대회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생중계할 계획이다.
천문학적 돈잔치에도 PGA투어를 고수하는 선수도 있다. 바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다. 노먼은 6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마음이 흔들릴 정도로 큰(mind-blowingly enormous) 거래를 우즈가 거절했다. 앞자리가 높은 9자리 숫자의 금액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야후스포츠 등 매체들은 10억 달러(약 1조2565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우즈가 PGA투어에서 번 상금(1억2100만 달러·약 1520억 원)의 8배가 넘는다. 우즈의 평생 수입은 약 17억 달러(2조1361억 원) 규모다.
그동안 LIV 출전 시 영구 제명 등 징계 방침을 예고한 PGA의 대응도 주목된다. 미컬슨은 다음 주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의식한 듯 “메이저대회에도 출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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