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타자 KIA 최형우(39)와 KT 박병호(36)가 KBO리그 역대 다섯 번째 350홈런 고지를 누가 먼저 정복하는지를 놓고 두고 다투고 있다. 7일 현재 최형우는 통산 346개, 박병호는 34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들보다 삼성 이승엽(467개·은퇴), SSG 최정(410개), 롯데 이대호(357개), 삼성 양준혁(351개·은퇴) 등이 350홈런 고지를 넘었다.
시즌 기록을 놓고 보면 박병호가 350홈런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는 홈런 16개로 이 부문에서 독보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 오재일(36) 등 2위 그룹(11개)과 5개 차이다. 페이스만 따지면 2018년(43개) 이후 4년 만에 40홈런 고지를 넘어서리란 계산이 나온다. 박병호가 올 시즌 홈런을 4개를 더하면 KBO리그 사상 최초로 9시즌 연속 20홈런이라는 대기록도 세우게 된다. 이승엽도 이르지 못한 기록이다.
박병호는 최근 2년간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치면서 컨택트 중심으로 소극적인 타격을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한 뒤 김강 타격코치(33)와 의논해 일발장타를 노리는 자신의 원래 타격 폼으로 다시 돌아왔다. 디딤발(왼발)을 보다 여유롭게 딛는 등 타격 타이밍도 손봤다.
문제는 최근 페이스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지난달 11개의 홈런을 몰아 쳤던 박병호는 최근 9경기 동안에는 홈런을 하나도 추가하지 못했다. 최형우보다 먼저 350홈런 고지를 넘기 위해선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거꾸로 개막 후 10경기까지 타율 0.107로 빈타에 허덕이던 최형우는 최근 들어 타격감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서 느즈막히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던 최형우는 해당 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쳤다.
시즌 초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노쇠화)’ 우려에도 김종국 KIA 감독은 “선구안도 좋고 상대 투수를 여전히 압박한다”며 최형우에게 신뢰를 보냈다. 부진한 최형우를 대신해 이적생 나성범(33), 팀의 새 4번타자로 성장한 황대인(26) 등이 활약하면서 최형우도 중심타순임에도 부담을 내려놓고 부진의 터널을 지날 수 있었다. 통산 홈런에서 3개 앞서 있다는 것도 최형우에겐 기대요소다.
기록 한두 개 차이로 순서가 뒤바뀌는 것은 그동안 리그에서 수없이 되풀이돼왔다. 350홈런 고지에 이어 두 선수는 KBO리그 통산 홈런 4위인 삼성 양준혁(351개) 등의 기록을 두고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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