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레벨의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 데뷔 10년째를 맞은 강경호(35·밴텀급)가 7개월 만에 다시 오른 옥타곤(8각의 링)에서 UFC 7승째를 거뒀다.
강경호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UFC275 대회 밴텀급 경기에서 몽골의 다나 바트게렐(33·몽골)에게 심판 전원일치의 판정승(29-28 29-28 29-28)을 거뒀다. 2013년 3월 UFC에 데뷔한 강경호는 이날 승리로 UFC 전적 7승 3패가 됐다. 종합격투기 통산 전적은 18승 9패. 강경호는 승리 후 양성훈 감독을 목말 태우는 세리머니를 했다.
3연승을 달리다 지난해 11월 라니 야히아(38·브라질)에게 판정으로 패했던 강경호는 이번 승리로 밴텀급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당시 강경호는 2년 만의 복귀전이었던 야히아와의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한국인 파이터로는 김동현(41·웰터급)에 이어 2번째 4연승과 함께 체급별 상위 16명까지만 주어지는 세계 랭킹도 얻을 수 있었다.
12일 경기가 열린 싱가포르는 2014년 1월 강경호가 UFC에서 첫 승리를 맛본 곳이기도 하다. 당시 강경호는 일본의 시미즈 슈니치에게 암트라이앵클 초크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이날 강경호는 바트게렐을 상대로 킥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잽과 킥을 날리며 상대한테 펀치 타이밍을 주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는 타격전이 팽팽했다. 바트게렐은 이날 경기 전까지 12승 중 8승을 KO로 챙긴 타격가다. 나머지 4번의 승리 중 2번은 서브미션 승리이고 판정승은 2차례 밖에 되지 않았다. 바트게렐은 이날 그라운드 싸움을 시도하지 않고 원거리 타격전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강경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머리를 열흘 간격으로 두 번이나 짧게 자르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를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전 강경호는 야히아와의 경기를 떠올리면서 “경기를 오랜만에 치렀는데 자만했던 것 같다”며 “머리가 길어서 상대한테 목을 잡히면 빠져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강경호는 레게 머리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강경호는 김동현 정찬성과 함께 UFC에 진출한 초기 세대 한국인 파이터다. 강경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어깨가 무겁다”고도 했다. UFC 진출 초기 멤버로 분류되는 파이터들이 하나 둘씩 옥타곤을 떠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2008년 5월 한국인 최초로 UFC 무대를 밟은 김동현은 2017년 6월 이후 5년간 경기를 갖지 않아 사실상 은퇴한 선수다. 2011년 5월 UFC에 데뷔한 정찬성도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은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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