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는 양키스가 시카고 컵스를 8-0으로 꺾은 12일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시즌 홈런 수를 24개로 늘렸다. 이날 승리로 양키스는 시즌 59경기에서 43승 16패(승률 0.729)를 기록하며 MLB 전체 승률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양키스 구단 역사에서 60경기를 치르기 전 시즌 24호 홈런을 날린 건 베이브 루스(1895∼1948), 미키 맨틀(1931∼1995) 같은 ‘전설’에 이어 저지가 세 번째다.
OPS(출루율+장타력)도 1.079로 MLB 전체 1위인 저지는 홈런 공동 2위 그룹에 7개 차이로 앞서면서 한 시즌 66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대로면 저지는 1961년 61홈런을 친 팀 선배 로저 메리스(1934∼1985)에 이어 6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60홈런을 넘긴 아메리칸리그(AL) 타자가 된다. 내셔널리그(NL)까지 포함해도 배리 본즈(58)가 73개, 새미 소사(54)가 63개를 친 2001년 이후 20년 동안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없다.
저지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양키스는 지난 스토브 리그 때 저지에게 30세 이상 선수로는 역대 6위에 해당하는 2억3300만 달러(약 2982억 원)에 8년 연장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저지는 “최소 3억 달러(약 3840억 원)는 받아야겠다. 시즌이 끝나고 다시 이야기하자”며 거절했다.
저지는 큰 체격(키 210cm, 몸무게 128kg) 때문에 부상이 잦다. 2017년 만장일치로 AL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2018∼2020년 3년 연속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지난해 633타석을 소화하고도 내구성에 대한 물음표를 떼지 못했던 이유다. 이 때문에 ‘언제 다칠지 모르는 선수가 굴러들어 온 호박을 발로 찼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후 저지가 부상 우려를 지워버리면서 ‘3억5000만 달러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일단 “시즌 도중에는 저지와 계약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존 헤이먼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캐시먼 단장이 (항복하겠다는 뜻으로) 수건을 던질 때가 됐다”면서 “양키스는 하루빨리 저지를 MLB 최고 몸값 야수로 만들어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저지는 3억 달러에만 계약해도 MLB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계약을 따낸 30대 선수가 된다. 지금까지는 2008년 당시 33세이던 알렉스 로드리게스(47)가 양키스와 2억7500만 달러에 10년 연장 계약한 게 최대 규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