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한 경기 2번이나 ‘공 9개 3K’ 무결점 이닝…ML 최초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한 경기에서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을 두 차례 작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휴스턴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9-2로 물리쳤다.

경기 결과보다 놀라운 건 과정이다.

이날 휴스턴 선발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는 2회를 공 9개로 삼진 3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이닝으로 정리했다.

선두 네이트 로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에즈키엘 듀란, 브래드 밀러를 연거푸 삼진으로 솎아냈다.

무결점 이닝은 한 경기에서 한 번 보기도 힘들다.

그런데 이날 7회 구원 투수로 나선 필 메이튼까지 공 9개로 삼진 3개를 빼앗았다.

공교롭게 상대 타선 순서도 똑같다. 메이튼은 첫 타자 로우를 시작으로 듀란, 밀러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가르시아는 구단 역사상 8번째로 무결점 이닝을 완성한 투수가 됐고, 메이튼이 9번째로 바로 뒤에 이름을 남겼다.

MLB닷컴에 따르면 한 경기서 두 차례 무결점 이닝이 나온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같은 경기나 같은 팀에서는 물론이고 같은 날짜에 두 번의 무결점 이닝이 나온 것도 최초”라고 설명했다.

가르시아는 “역사적인 일인 만큼 기분이 정말 좋다”며 “메이튼과 나는 정말 행복하다.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 행복하다”고 진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실점 1자책으로 시즌 4승(5패)을 마크하기도 했다.

메이튼도 “정말 멋진 경험”이라며 기쁨을 누렸다.

투수 2명과 함께 두 차례 무결점 이닝을 합작해낸 포수 마틴 말도나도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새겨졌다. 말도나도의 리드에 따라 메이튼은 7회 공 9개를 모두 포심 패스트볼로 꽂아 넣어 삼진 3개를 솎아내기도 했다.

메이튼은 “말도나도가 게속 패스트볼을 주문했다. 나는 약간 불안했지만, 그의 리드대로 던졌다”고 말했다.

당초 진기록이 나왔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던 말도나도는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공이 필요해!’라고 외쳤다”고 떠올리고는 “역사의 일부분이 될 수 있어 자랑스럽다. 그 상황에서 내가 포수였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감격했다.

백전노장인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에게도 한 경기 2차례 무결점 이닝은 생소한 광경이었다.

MLB닷컴은 “베이커 감독은 18년의 선수 경력과 25년 이상의 코치, 감독 경력 동안 볼 수 있는 건 거의 모든 것을 봤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도 이제 오늘 ‘2이닝’을 그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커 감독은 “오늘 우리 조쉬 밀러 투수 코치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좋은 하루”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