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막을 수 없던 스미스의 신들린 퍼팅쇼…매킬로이도 ‘엄지척’

  • 뉴스1
  • 입력 2022년 7월 18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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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8년만의 우승,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의 노르웨이인 첫 우승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정작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세계랭킹 6위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모두를 놀라게 한 신들링 퍼팅 감각으로 150번째 클라레저그의 주인공이 됐다.

스미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올드코스(파72·7313야드)에서 열린 제150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4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2위 캐머런 영(미국·19언더파 269타)를 한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4라운드를 앞두고 스미스의 우승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공동 3위이긴 했지만 선두 그룹 매킬로이와 호블란에 4타나 차이가 났고, 무엇보다 3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4라운드를 앞두고 매킬로이와 호블란 중 한 명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즈는 “마지막 날 특별한 일 없이 최종합계 19언더파를 기록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샷이 벙커에 빠지지 않고 3퍼트를 하지 않아야한다”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즈의 말대로 매킬로이는 이날 ‘안전 지향’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챔피언 조 호블란이 초반 부진하며 타수를 잃자 공격적으로 나서기 보단 지키는 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를 2개 잡고 나머지 16개홀은 모두 파세이브했다.

하지만 우즈와 매킬로이가 한 가지 간과했던 것은 ‘특별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챔피언조의 앞에서 경기한 스미스는 공격적으로 필드를 공략했고, 신들린 퍼팅 감각으로 빠르게 타수를 줄였다.

특히 후반 10번홀(파4)부터 무려 5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매킬로이의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이 중엔 11번홀(파3) 5m, 13번홀(파4) 5.5m 거리의 롱퍼트가 있었고, 14번홀(파5)에선 무려 26m 거리에서 홀컵 1.5m 앞에 붙여놓는 완벽한 퍼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컨드샷이 빗나갔던 17번홀(파4)에서도 퍼팅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린사이드 벙커 앞쪽에 공이 향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는데, 스미스는 샷 대신 퍼트를 선택하면서 벙커 옆으로 비켜쳤다. 이후 3m 파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매킬로이는 우즈의 예상(19언더파)에 가까운 18언더파로 경기를 마쳤지만, 20언더파의 스미스에 밀려 우승자가 될 수는 없었다. 20언더파는 남자 메이저대회에서 나온 역대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인 매킬로이도 스미스의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늘 잘 못한 게 별로 없었지만 잘한 것도 그다지 없었다”면서 “더 나은 선수에게 패했다”며 스미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스미스의 퍼팅 실력은 사실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올해 1월 PGA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나흘 간 무려 34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했는데, 이는 PGA투어 역대 최다언더파 신기록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자로 잰듯한 퍼팅 감각을 선보이며 욘 람(스페인)의 추격을 따돌렸다.

그의 퍼팅 감각은 반복된 연습에서 비롯됐다. 그는 “반복만이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준비된 선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스미스는 “지난 몇 년간 해 왔던 모든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일이었다”면서 “클라레저그(디오픈 트로피)에 내 이름을 추가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할 말을 잃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동안 많은 호주인들의 지원을 받았다”며 조국 호주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피터 톰슨(1954~1956, 1958, 1965), 켈 네이글(1960), 그렉 노먼(1986, 1993), 이안 베이커-핀치(1991)에 이어 디오픈에서 우승한 역대 5번째 호주인이 됐다. 공교롭게도 호주인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1993년은 스미스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스미스는 디오픈 우승을 만끽하겠다고 했다. 그는 “클라레저그에 맥주가 얼마나 들어갈 수 있을 지 알아보겠다”며 웃어보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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