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딴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입국장은 육상계 관계자, 우상혁의 가족, 팬들로 북적였다. 우상혁은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2위를 했다.
우상혁은 이날 입국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땄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 대회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 결선 날 ‘몸이 좀 무겁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은메달을 따서 후회는 없다”며 “이번에 해외 무대에서 내 이름을 각인시킨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m37을 뛰어 금메달을 차지한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에 대해 우상혁은 “바르심은 메이저 대회를 50번도 넘게 뛰었다. 나도 메이저 대회 경험이 쌓이면 그때는 경쟁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들이 나를 견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더 높이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들을 맞으러 입국장에 온 아버지 우경원 씨(60)는 “상혁이가 육상을 시작하고 10년 넘게 뒷바라지했는데 오늘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본다”며 “비인기 종목인 육상을 아들이 많이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어머니 송민선 씨(62)는 “상혁이가 군인 신분이라 바로 부대로 돌아가야 한다. 밥 한 끼 먹이지 못하고 보내 아쉽지만 훈련이 먼저”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해 3월 입대한 우상혁은 올해 9월 제대한다. 우상혁은 “전역하고 나면 성적이 더 좋아질 것 같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때 4위를 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2025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장소가 일본 도쿄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024년 파리 올림픽 뒤에 도쿄 세계선수권까지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꽃다발을 들고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고생했다”고 하자 ‘스마일 점퍼’ 이미지와는 눈물을 애써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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