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감독 지휘봉을 잡은 KT 위즈의 이강철(56) 감독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기쁜 소감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3 WBC 국가대표팀 기술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감독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술위원회는 지난 11일 구성 직후 대표팀 감독 후보 리스트 선정 및 최종 선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는데 이 감독을 사령탑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 감독은 투수 코치로 오랜 경력을 쌓으며 선수들에 대한 뛰어난 분석과 효율적인 기용 능력을 가진 것이 높게 평가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KT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것도 한 몫 했다.
이 감독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제 대전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나온 뒤 KBO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후보군이 현역 감독으로 좁혀졌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예상을 하기도 했지만 막상 내가 됐다는 얘기를 들으니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투수 코치로 국제 대회를 경험한 데다가 지난해 팀이 우승하면서 내가 좀 덕을 본 것 같다”며 “감독이라며 누구나 오르고 싶은 자리에 내가 올라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미국, 일본 등 야구 강국의 최정예 프로선수들이 모두 참여하는 WBC만의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WBC는 가면 대우 자체가 다르다더라. 의전이 메이저리그급이라고 들었다.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고 숙소도 최고급”이라며 “그런 대우를 받으며 야구를 하는데 어느 선수가 가고 싶지 않겠나. 이는 나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이때 이 감독 주위를 지나가던 소형준, 고영표 등 KT의 주요 선수들은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장난스레 ‘깨알 어필’을 하기도 했다.
2023 WBC는 내년 3월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며 총 20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은 일본, 중국, 호주와 B조에 편성돼 일본 도쿄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부터 일본과 격돌한다.
이 감독은 “한일전이 아무래도 다른 어떤 경기보다 긴장이 되고 부담도 된다. 아마 오타니 쇼헤이가 나올텐데 그 공을 어떻게 공략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다행히 WBC는 투수별 투구 수 제한이 있으니 이 점을 살려 공략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이나, 선수 기용 등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이 감독은 “일단 눈 앞에 있는 한화전을 잘 치른 뒤 차차 대표팀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감독이 WBC 감독으로 뽑힌 것은 KT 구단에도 기쁜 일이지만 고충도 있다. 대회 기간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동계훈련 기간과 겹쳐 KT는 감독 없이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다행히 우리 팀은 훈련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내가 없더라도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훈련을 잘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물론 감독이 있는 게 더 좋겠지만 없더라도 큰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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