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이 팀 최다인 13연패 늪에서 빠져나왔다. 4번타자 오재일(36)의 불붙은 방망이가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삼성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방문경기에서 오재일의 5타점 활약에 힘입어 8-0으로 완승했다. 올 시즌 전까지 팀 최다 연패였던 2004년 5월의 10연패를 넘어 연일 불명예 기록을 써가던 삼성은 13연패 사슬을 끊고 한숨을 돌렸다. 6월 29일 KT전(8-2 승리) 이후 25일 만의 승전보다.
24일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일은 0-0이던 2회초 첫 타석에서부터 원 바운드로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렸다. 이후 6번타자 김재성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결승득점이 됐다.
오재일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5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애플러의 시속 144㎞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시즌 14호)을 쳤다. 5-0이던 6회초 2사 만루에선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양현한테서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9회말 수비 때 키움 이주형의 땅볼을 잡아 1루를 밟으며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고 직접 경기를 마무리한 오재일은 “(두산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둔 9회말 2사 때보다 더 벅차고 긴장이 됐다. (연패를 하던) 한 달 동안 너무 힘들었다. 기쁘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선 3년차 왼손 투수 허윤동(21)의 경기력이 빛났다. 이날 16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한 허윤동은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4승째(2패)를 챙겼다. 3회말 2사 후 이용규에게 몸 맞는 공을 기록하기 전까지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88개의 공을 던지면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 시속 146㎞를 찍었다. 패스트볼(60개)에 슬라이더(24개)를 주로 섞어 던졌다. 프로에 데뷔한 2020년 이후 자신의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이자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연패는 끊었지만 8위 삼성이 가야 할 길은 멀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 대신 다른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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