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IA전 0.005% 확률의 참패
ML선 1901년 이후 ‘22-0’ 2번뿐
일본야구선 ‘26-0’ 2번 나왔는데
2005년 지바 롯데 압승이 마지막
프로야구 롯데는 24일 사직 안방경기에서 KIA에 0-23으로 패했다. 0-23은 현대 야구에서 얼마나 나오기 힘든 점수일까.
원년 개막일(1982년 3월 27일)부터 이날까지 프로야구는 총 2만1860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이날 롯데 이전까지는 그 어떤 팀도 단 1점도 뽑지 못한 상태로 상대 팀에 이렇게 점수를 많이 내준 적이 없다. 롯데는 문자 그대로 2만1860분의 1(0.005%) 확률을 뚫고 굴욕적인 기록을 남긴 셈이다.
0-23은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양대 리그 체제를 갖춘 1901년 이후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스코어다. 단, 조선 조정에서 척화비를 설치했던 1871년에 필라델피아 퀘이커스가 프로비던스 그레이스에 0-28로 패한 적이 있다.
1901년 이후 MLB 최다 실점 완봉패 기록은 0-22로 1975년과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나왔다. 1975년에는 시카고 컵스가 9월 16일 안방경기에서 피츠버그에 0-22로 패했고, 2004년에는 뉴욕 양키스가 8월 31일 역시 안방경기에서 클리블랜드에 같은 점수로 무릎을 꿇었다.
0-22 경기에 출전한 양키스 선수 가운데는 한국과 인연이 있는 선수가 있다. 양키스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하고 내려간 니코스키(49)다. 니코스키는 SK, 두산, 넥센(현 키움)에서 뛴 2009, 2010년에 사직구장 마운드에도 오른 적이 있다. 겨우 2이닝을 던졌지만 1점도 내주지 않았으니 사직구장에서 통산 평균자책점 제로(0)를 남긴 셈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는 0-26이 최다 점수차 완봉패 기록이다. 1946년 7월 15일 골드스타가 긴키(현 소프트뱅크)에 패한 게 0-26 첫 사례다. 이 기록 역시 롯데와 인연이 있다. 다이에이로 이름을 바꾼 골드스타는 1958년 마이니치와 팀을 합친 뒤 1969년 ‘네이밍 스폰서’ 제도를 도입한다. 이때 스폰서로 나선 기업이 바로 롯데였다. 롯데는 1971년 아예 팀을 인수했다.
그렇다고 롯데가 항상 패한 쪽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05년 3월 27일 NPB 두 번째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0-26 경기가 나왔을 때는 이긴 팀이 지바 롯데였다.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 슌스케(46)가 라쿠텐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일본 국가대표팀에 여러 번 승선해 국내 팬에게도 친숙한 와타나베 역시 김성근 감독 시절이던 2015년 한화 인스트럭터를 맡으면서 한국 프로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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