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자신을 보면서 다른 한국 선수들도 도전을 이어가길 바랐다.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시리즈 출정식에서 “내가 다이아몬드리그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뛰면서 한국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른 우상혁은 올해 3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우승(2m34),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2m33), 지난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우승(2m35) 등 역사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 육상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우상혁은 다른 한국 선수들도 걸출한 성과를 내기를 바랐다.
우상혁은 “한국 선수들이 나를 동기부여로 삼고, 힘을 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훈련하길 바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끝까지 가보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혁은 2월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서 2m36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해 포상금 2000만원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포상금 30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아직 군인 신분이라 돈을 쓸 일이 없었다. 잘 저축하고 있다”면서 “열심히 해서 포상금을 받으면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포상금 받을 때 기분은 어떤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군인 신분이라 쓸 일은 없었다. 잘 저축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포상금을 받으면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선수권 치르며 느낀 보완점은.
“더 높이 뛰려면 보완보다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높이뛰기는 2m30대를 뛰다보면 2m40대도 뛸 수 있고, 더 높은 기록도 뛸 수 있다. 2m38을 뛰자고 뭘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하던대로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시면 더 잘 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아몬드리그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최근 근황은.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2~3일 정도 쉬다가 소속 부대 복귀를 했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다이아몬드리그를 위해서 계속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관리했다. 지금까지도 즐겼지만 부담이 아예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제 딴에 큰 숙제는 끝낸 것 같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다이아몬드리그를 즐길 생각이다.”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무타즈 에사 바심, 장마르코 탬베리 등 정상급 선수들과 23일 만에 대결하는데.
“이번에는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뛰려 한다. 이 또한 과정일 뿐이다. 지금 이긴다고 해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긴다고 파리 올림픽에서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만 생각하기도 바쁜데 경쟁자를 생각하면 나의 플레이도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면 이제 없다.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지금 놓여진 상황에 부담이 없다. 숙제라는 숙제는 다 한 것 같다. 편하게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편하고 즐겁게 운동하고 싶다. 그간 부담, 압박이 있었다면 이제 그런 것이 없다. 이번 대회는 더 재미있게 플레이하지 않을까 한다.”
-훈련 환경에서 부족함을 느낀 부분이 있었나.
“딱히 부족한 것은 없다. 편하게 운동하고 있고, 제대도 앞뒀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큰 대회만 준비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싶다. 내년 실내외 세계선수권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만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싶다. 올해 대회를 많이 소화해서 조절하고 싶다. 상황을 보면서 편안하게 준비하고 싶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는 유튜브나 TV로만 보던 대회다. 제가 뛸 수 있다는 것에 항상 행복한 마음이 있다. 매일 꿈인가 싶기도 하고, 뛰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대회다. 뛰면서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이널 대회에 출전하면 뜻 깊을 것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가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뛰고 싶다.”
-파이널 대회는 전역하고 처음 치르는 대회가 된다. 우승하면 트로피도 받는데.
“트로피 받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욕심인 것 같다. 컨디션을 믿고 플레이를 해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영의 황선우가 포상금 수여식에서 응원해줬는데.
“응원과 축하를 받았다. 황선우 선수가 말한 것처럼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하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파리 올림픽에서 서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많은 대회를 뛰었는데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
“어느 때보다 국제대회를 많이 뛰었다. 해외 선수들을 보며 경기한 것은 올해가 가장 많았다. 해외에서 더 부딪혀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잘 준비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국제대회를 더 많이 뛰고 싶다. 뛰다보니까 익숙해지더라. 원래 세계적인 선수를 만났을 때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동등한 입장이 됐다.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되고, 나의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 나만의 플레이를 해야 제 기록을 뛸 수 있다. 나만의 플레이를 하는데 중점을 둬야할 것 같다.”
-우상혁 덕분에 한국 육상 팬들이 세계선수권대회, 다이아몬드리그를 보게 됐는데.
“육상 선후배들에게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것 같다. 한국 선수도 다이아몬드리그, 세계선수권대회도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분이 좋다. 나도 해야할 것이 많지만 다른 한국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되고, 힘을 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훈련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끝까지 가보면 좋은 결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대하고 훈련 환경이 바뀌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
“부대에 있으면서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성장한 것을 제대하고 유지하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하고서 지금까지 했던 마인드나 훈련을 유지할 것이다. 시간을 계속 모으는 느낌이다. 쌓이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급하게 안하려고 항상 생각한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훈련 방향성이고, 급할수록 돌아가자는 생각이다. 제대를 한 뒤에도 천천히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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