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 “캐치볼 하자” 팬 종이 본뒤
공수교대중 어린이와 공 주고받아
골든글러브 5번-AL MVP 등
실력까지 겸비해 팬사랑 독차지
‘무키, 캐치볼 할래요(Mookie, wanna play catch)?’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밀워키 방문 4연전 첫날이던 16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 우측 외야석에 자리를 잡은 어린이 팬 한 명이 다저스 우익수 무키 베츠(30)를 향해 이렇게 쓴 종이를 들어 보였다. 이를 본 베츠는 글러브를 챙겨온 팬이 있는 외야석까지 공을 던졌고 둘은 캐치볼을 이어갔다. 조 데이비스 다저스 전담 캐스터는 “한두 번 던져주고 만 게 아니다. 공수교대 시간 전체를 저 어린이 팬과 캐치볼을 했다”고 전했다. 베츠는 주고받던 공을 팬에게 던져 선물한 뒤 엄지를 들어 보이며 자신의 수비 자리로 돌아갔다.
베츠는 지난해 MLB 전체에서 유니폼 판매량 1위를 한 전국구 스타다. 2014년 보스턴에서 데뷔한 베츠는 포지션별 최고 타자가 받는 실버슬러거를 4차례,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가 받는 골드글러브를 5차례 차지하면서 공수에 걸쳐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2018년에는 보스턴에서, 트레이드 후 첫 시즌이었던 2020년에는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츠를 정말 특별하게 만드는 건 ‘팬서비스 정신’이다. 베츠는 지난해 9월 20일 신시내티 방문경기 때 상대팀 타자 T J 프리들이 MLB 데뷔 후 첫 홈런을 날리자 이 공을 잡은 관중에게서 공을 받아 전달한 뒤 이 관중에게는 자기 사인 방망이를 건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른 팀 선수를 위해 다른 팀 팬에게도 서비스 정신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츠는 2018년 스프링캠프 때 한 어린이 팬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목걸이를 올해까지 계속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베츠가 이렇게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갖게 된 데에는 어머니 다이애나 씨의 영향이 컸다. 리틀리그 팀 코치로 일하던 어머니는 아들을 낳자 이니셜이 MLB가 되도록 마커스 린 베츠(Markus Lynn Betts)라는 이름을 지어 줬다. 본명 대신 ‘무키’라는 MLB 등록명을 쓰지만 베츠는 어머니 바람대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MLB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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